진전없는 팬택 정상화, 열쇠 쥔 SKT
입력 14.07.04 08:53|수정 14.07.04 08:53
SKT, 이통3사 출자전환 중 절반 부담…KT·LGU+, SKT 결정 따를 분위기
산은 "사실상 이통3사 결정만 남겨둔 상태"
  • [07월02일 17:2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팬택의 경영정상화 방안 확정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사실상 이동통신사 3사의 출자전환 안건에 동의여부만 남은 가운데 ‘큰 형님’격인 SK텔레콤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이 동의할 경우 다른 통신사들도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팬택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13일 팬택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잠정 결정했다. 4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기존 주식(3000억원)과 이통3사의 매출채권(1800억원)이 그 대상으로, 출자전환 전 10대1 비율의 무상감자가 이뤄진다.

    사실상 이통3사로 공이 넘어온 상황이다. 채권단이 아직 최종결정을 내리진 않았지만, 이번 결정에 대체적으로 동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 관계자는 “이통3사의 결정이 관건인데 함께 공멸하지 않으려면 협력해야 한다”며 “팬택이 잘못되면 매출채권 상환도 어렵고, 스마트폰 재고 73만대도 싸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통3사는 “아직도 고민 중”이라며 3주째 아무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이통3사 입장에선 당장 출자전환만 해주면 제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이후에도 팬택이 재고를 털어내고 일정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도울 수밖에 없다.

    문제는 팬택의 영업환경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LG·애플 등 대기업들과의 경쟁 속에서 버텨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73만대의 재고를 처리하는 것만도 큰 과제다. 스마트폰 한 대당 가격을 70만원이라고 환산하면 총 재고규모는 5110억원이다. 팬택의 올 1분기 매출 295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불확실한 상황에 책임을 지기 부담스럽다는 것이 이통3사의 입장이다.

  • 고민의 시간이 길어지자 ‘업계 1위’ SK텔레콤으로 시선이 몰리는 분위기다. 이통3사의 팬택 매출채권 1800억원 중 SK텔레콤이 보유한 것만 900억원이다. 출자전환 안건이 통과되면 가장 많은 부담을 질 SK텔레콤이 동의하면, KT와 LG유플러스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이 줄어든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출자전환 금액이 가장 많은 SK텔레콤이 어떻게 결정하느냐가 관건”이라며 “SK텔레콤이 하겠다고 하면 나머지도 거부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마감시한인 4일을 넘길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산은이 제시한 카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고 있다”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