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여의도 '콘래드호텔' 매각…JLL 주관사 선정
입력 14.07.10 09:50|수정 14.07.10 09:50
해외 매각 염두에 둬…희망 매각가 4000억원대
올해 초 CXC와의 거래 무산…인수자 외국인법 충족해야
  • [07월09일 19:59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개발을 담당한 AIG그룹이 콘래드호텔 매각을 다시 추진한다. AIG그룹은 국내보다 해외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

    9일 부동산 시장에 따르면 AIG그룹은 지난주 존스랑라살(JLL)을 콘래드호텔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AIG그룹은 애초 CBRE코리아ㆍ세빌스코리아 등 글로벌 영업망을 갖춘 업체를 중심으로 주관사 선정 작업을 진행했다. JLL은 호텔 거래에 강점이 있는 곳이다.

    AIG그룹의 희망 매각 가격은 4000억~4500억원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호텔은 연면적보다 객실 수로 가격이 산정되는데 AIG그룹은 객실당 100만달러 수준을 원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콘래드호텔은 434실을 갖추고 있다.

    AIG그룹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콘래드호텔 국내 매각을 추진했다. 조현호 회장이 이끌고 있는 CXC가 4500억원에 인수하려 했지만 무산됐다. 정해진 시기에 계약금을 납부하지 않는 등 AIG그룹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점이 계약 무산의 주요 원인이다.

    콘래드호텔을 국내 투자자에게 매각해도 문제는 없지만 AIG그룹은 해외 매각에 중점을 둘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의 IFC 사업 목적 중 하나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해 서울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를 명분으로 AIG그룹에 IFC의 토지 임대료만 지급하고 건물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대로라면  AIG그룹은 운영 개시 연도인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토지 공시지가의 1%만 임대료로 지불하면 된다. 여기에 호텔은 준공 이후, 업무용빌딩은 2016년 이후에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투자자에게 매각했다간 서울시의 명분이 흐려지는 상황에서 AIG그룹이 서울시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먹튀 논란'에서도 자유롭기 어렵다.

    서울시 역시 과거 CXC에 AIG그룹과 마찬가지로 외국인투자촉진법에 정한 요건에 따라 투자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IFC는 동북아 금융허브를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추진으로 시작됐다. 지난 2006년 AIG그룹은 서울시와 99년간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착공했다. AIG그룹이 IFC에 들인 사업비는 총 1조5140억원으로 부동산펀드를 설립해 투자했다. 호텔 건설에 들어간 비용은 3600억원이다.

    펀드의 30%에 해당하는 지분(에쿼티ㆍEquity)은 AIG그룹을 포함한 유럽ㆍ중동 등의 해외 기관투자가 참여했다. 나머지 70%는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로 조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