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팬택 회장 “이통3사, 팬택 존속 위해 출자전환 검토해 달라”
입력 14.07.10 11:50|수정 14.07.10 11:50
긴급기자회견 열어…"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생각…팬택 다시 생존 가능"
  • [07월10일 11:42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이준우 팬택 회장이 이동통신 3사에 팬택의 출자전환 안건을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팬택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팬택이 존속할 수 있도록 이통3사가 채권단의 제안을 검토하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채권단에도 “그동안 많이 고생했으나 경영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며 “부디 워크아웃이 중단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이통3사에 1800억원 규모 출자전환을 요청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잠정결정했다. 하지만 이통3사는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은 채 장고에 들어갔다. 채권단도 이통3사의 답변시한을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이 회장은 이통3사의 출자전환을 바탕을 토대로 경영정상화 방안이 실행되면, 팬택이 다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팬택은 지난 20여년간 정보통신기술(ICT)사업에만 매진한 기업으로 글로벌 이통사들이 인정하는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했다”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래는 이 회장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이통3사와 채권단 사이에서 팬택이 얼마나 의사소통을 했나

    기본적으로 채권단과 이통3사간의 제안이다. 그들 사이에서 결정해야 할 사항이다. 우리가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소통은 하지 않았다. 이통3사가 어떤 배경에서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등 몇 가지 예상은 채권단에 전한 바 있다. 다만 직접 우리가 전면에 나서서 채권단과 이통3사 사이에서 내용을 조율하진 않았다.

    -현재 이통3사의 입장에 대해선 어떻게 보고 있나

    원래 8일까지가 1차 답변시한이었는데, 이를 넘기게 되자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 현재 이통3사는 (출자전환 안건에 대해) 거부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지만 실제로는 거부에 가까운 모습이다.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내용도 있다. 다만 우리 입으로 말하면 그것을 확정시키는 것 같아 조심스럽다. ‘팬택의 미래가 없다’, ‘생존이 불투명하다’, ‘경영이 부담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 자리에선 이와 관련된 것을 다 밝힐 수는 없다. 이통3사가 아닌 언론을 통해 나온 내용들이라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지금 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보고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인가

    그동안 이통사 입장, 채권단 입장 등 경영정상화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야기가 기사화됐다. 우리는 구체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나서지 않았다. 그럴 입장도 아니다.

    지금까지 기류를 봐선 지난 8일 이통3사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게 됐다. 지금부터는 기한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팬택에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절박함을 담아서 이야기하고자 이 자리에 섰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오면 팬택이 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몇 개월간 실사를 거쳐서 경영정상화방안이 나왔다. 거기에는 5개년 계획을 통해 어떻게 회사를 살릴지 나와 있다. 그 내용 중 포함된 것이 첫째는 재무구조 개선, 둘째는 투자유치다. 이를 통해서 사업을 확장하고 나중에 매출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독자생존이 가능하겠냐고 말하는데, 경영정상화 방안 시행하면 독자생존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 보면, 채권단이 제시한 방안이 제대로 된다는 전제하에선 생존에 대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경영정상화방안에선 팬택의 해외매출이 2년 뒤부터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들을 가시화시키면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출자전환이 이뤄지고 채권단에서 제시안 방안들이 이뤄지면, 향후에는 추가자금 유입 없이도 독자생존이 가능하다.

    -이통3사가 출자전환 안건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팬택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있나

    출자전환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안 되면 법정관리로 갈 수 있다.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 아까 언급한 경영정상화 방안의 두가지 축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모른다.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있다.

    투자유치에 대해선 거론할 순 없지만 (관심 보이는) 몇 곳이 있다. 다만 현재 재무구조에선 투자유치를 안하겠다는 입장이다. 재무구조가 개선돼 투자유치를 하면 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곳도 있다. 이 상황을 지켜보며 결과를 기다리는 곳도 있다.

    -법정관리로 갔을 때 팬택이 생존할 수 있는 방안 마련했나

    법정관리로 가는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다. 그쪽으로 갔을 때 고민해야 할 일이다. 그렇게 간다고 하면 그때는 그와 관련된 최후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다. 현재는 준비하고 있지 않다. 법정관리 하지 않는 것은 ▲브랜드가치 훼손 방지 ▲협력업체의 연쇄적인 도산 방지 ▲팬택 직원들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다. 우리는 워크아웃을 더 선호하고 있고. 이를 통해 경영정성화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현재 현금흐름 상태는 어떤가

    별로 없다. 우리 수익원 중 국내매출이 90%다. 우리가 영업정지기간에 현금흐름에 맞춰서 지원을 받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채권단이 6월 출자전환 제안한 이후 한 대도 납품하지 못했다. 일부 유통하긴 했으나 규모가 작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방안은?

    우리는 그동안 전략의 차별화가 부족했다. 브랜드와 마케팅자금이 없는데 국내에서 내놓은 제품과 비슷한 모델을 가지고 해외로 나가려고 했다. 이것은 글로벌업체가 하는 전략이다. 그래서 이번엔 사업을 조정해서 완전히 차별화된 제품을 내보냈다. 내년부터는 정말로 달라진 제품을 가지고 나갈 것이다. 중국제품보다 원가경쟁력이 낮지만, 품질과 기술력에서 우위에 있는 제품으로 해외시장에 도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