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부동산, 삼성 경영권 승계 '숨은 카드' 되나
입력 14.07.16 11:38|수정 14.07.16 11:38
국내·외에 여의도 면적 2배 보유
용인 에버랜드 일대 집중
물려받은 후 현물 출자 가능
  • [07월16일 10: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있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부동산의 향방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회장은 현재 국내·외에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시가 환산은 어렵지만 현재와 향후 개발 가치를 반영할 경우 5조원 내외로 추산된다.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서울 한남동, 이태원동, 청담동, 삼성동 일대를 비롯해 전남 여수, 경북 영덕, 경기 용인을 비롯해 미국 하와이 등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부동산의 규모는 약584만㎡이다. 대부분은 용인 에버랜드와 그 주변에 있다. 이 회장이 에버랜드 일대 에 보유한 부동산 규모는 570만㎡으로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가실리, 유운리, 전대리 등에 고루 분포했다. 캐리비안베이, 에버랜드의 주요 놀이시설물 부지, 통나무 숙박시설이 지어진 땅의 소유주는 제일모직이 아닌 이 회장이다.

    이 회장이 용인 일대 토지 매입에 나선 것은 1973년부터이며, 그 해 6월 포곡읍 유운리 513번지를 샀다. 이후 1974년에 대대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 1978년에는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으로부터 토지를 상속 받았다. 보유 토지의 현재 공시지가는 임야의 경우 1㎡당 3만~4만원, 유원지는 8만5000원선이다. 공시지가로 보면 3500억원 내외 수준이다.

    현재 시가는 최대 4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에버랜드 주변은 2009년 12월 용인 관광단지 승격, 에버랜드 개발 프로젝트, 용인 경전철 개통 효과 등으로 몇 년 새 가격이 급등했다. 2007년 경전철 사업으로 이 회장의 투지가 일부 수용됐을 때 3.3㎡당 200만원 내외의 보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의 한 공인중개사는“도로에 인접한 전답의 경우 3.3㎡당 100만원 이상을 줘도 안 팔 정도이고 에버랜드 일대 인근 주거지역의 경우 400만원 정도 호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화투자증권도 산업분석보고서를 통해“에버랜드와 삼성교통박물관 등이 자리잡고 있는 전답과 임야는 건폐율이 20% 내외임에도 3.3㎡당 100만~250만원 정도로 평가된다”고 언급했다. 100만원일경우 1조9000억원, 250만원일 경우 4조6000억원 가량이다.

    이 밖에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 하와이에 150억원을 들여 별장터를 취득했으며 서울 요지에 단독주택과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청담동 소재 빌딩의 경우 3.3㎡ 당 2억~3억원 이상이지만 그 이상에도 거래가 가능한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이 회장의 보유 부동산은 정확한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곳이 많다”며“주변 시세를 적용할 수는 있어도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관심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 회장의 부동산이 어떤 역할을 할 지 여부이다. 현재로서는 이재용 부회장 등이 물려 받은 후 제일모직으로 현물출자를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세금 부담은 물납 후 제일모직이 해당 토지를 사주는 방법이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에버랜드와 에버랜드 일대의 땅에 대한 가치는 KCC의 제일모직(당시 삼성에버랜드) 지분 거래 당시 1차적으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가치평가에 대한 논란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등이 에버랜드 일대 부지를 물려받고 제일모직이 이 회장의 땅을 매입하는 형태로 지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입가논란을 감수해야 해 승계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는 삼성그룹이 이같이 결정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