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25일에 상거래채권 만기…못 갚으면 협력업체 줄도산
입력 14.07.16 16:55|수정 14.07.16 16:55
25일 200억원 만기 도래…협력업체 대금결제 용도
협력업체 17일부터 SKT 앞에서 집회…팬택도 이통3사에 채무상환 유예 요청
이통3사 대답만 기다리는 채권단 “출자전환 무산시 어떻게 할 지 결정된 바 없어
  • [07월16일 15: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팬택이 이동통신사 3사의 출자전환만을 기다릴 수 없게 됐다. 만기가 열흘도 안 남은 상거래채권을 상환하지 못하면, 상당수의 협력업체가 도산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협력업체들이 무너지면 팬택 또한 그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다급해진 팬택은1800억원 규모 매출채권에 대한 상환을 유예해달라고 이통3사에 요청했다.

    팬택은 지난 10일 만기가 도래한 상거래채권 220억원을 상환하지 못했다. 오는 25일에도 비슷한 규모의 상거래채권의 만기가 돌아온다. 팬택이 갚아야 할 돈은 협력업체 대금결제에 쓰인다. 팬택이 상환할 금액을 계좌에 입금하면, 자동으로 협력업체에 지급되는 구조다.

    현재 상당수의 협력업체가 미래에 들어올 이 대금을 담보로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상태다. 팬택이 이 돈을 못 갚으면 협력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할 가능성이 크다.

    팬택 관계자는 “25일까지 대금결제를 못하면 현실적으로 협력업체들이 버티긴 불가능하다”며 “워크아웃 중인 우리와 달리 이들은 곧바로 도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이 워크아웃 중임에도 잠잠했던 협력업체들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지난 14일 팬택 협력업체들은 ‘팬택협력사 협의회’를 구성, 성명을 통해 팬택으로부터 받아야 할 결제대금을 10~30%씩 깎아주기로 결의했다. 오는 17일부터는 서울 중구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팬택 지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팬택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협력업체들이 무너지면 팬택의 영업환경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이 상거래채권을 못 갚으면 상당한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3사의 출자전환만을 기다리기 어려워졌다. 이에 팬택은 지난 15일 판매장려금(매출채권) 18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것 대신, 이에 대한 상환을 2년간 유예해달라고 이통3사에 요청했다. 이통3사는 검토에 들어갔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부담스러울 것 같으니까 상환을 유예해달라고 한 것 같다”며 “아직 정해진 입장은 없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팬택의 요청은 채권단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진 것이다. 채권단이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자 팬택 스스로 현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여전히 출자전환에 대한 이통3사의 답변을 ‘무기한’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통3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며 “출자전환이 무산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