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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월03일 14:36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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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과 대만 훙하이그룹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C&C 지분 일부를 훙하이그룹에 매각했다.
훙하이는 정보통신기술(ICT) 등 사업 확장을, SK는 중국으로 확대하려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게 SK의 공식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전략적 제휴로 SK와 삼성그룹 간의 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통신업의 한계를 직면한 SK가 하이닉스·아이리버 인수에서 보듯이 제조업으로 영역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특히 SK와 대만 훙하이와의 이번 제휴로 그동안 전략적 파트너십을 유지해온 삼성전자와의 관계가 묘해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SK와 훙하이의 제휴에 대해 "관심없다"는 입장이지만 SK가 ICT 제조업에 다시 뛰어들 경우 두 그룹의 관계는 껄끄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 SK "그룹 차원의 결정…그룹 대 그룹 시너지 논하는 단계"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7일 보유 중이던 SK C&C 주식 1900만주 가운데 245만주(지분율 4.9%)를 훙하이그룹에 3810억원에 매각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C&C 지분은 38.0%에서 33.1%로 줄었다. 최 회장은 조달자금으로 SK C&C 주식 담보대출을 상환했다.
시장의 관심은 '최 회장이 왜 훙하이에 지분을 매각했느냐'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KCC가 삼성에버랜드의 백기사를 자처하며 지분을 매입한 전례가 있듯이 최 회장이 단순히 대출금 상환자금 조달 목적이었다면 국내 오너들과 신뢰를 갖고 얘기했으면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큰 그림에서 보면 국내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기업과 거래를 한 점은 아쉬운 감이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훙하이 측에서 먼저 제안을 했다"며 "훙하이는 정보통신 업체 특히 신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링을 원했고, SK텔레콤·SK하이닉스·SK C&C가 있는 SK그룹이 사업 파트너로 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K 입장에서도 글로벌 파트너링이라는 부분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해 그룹 차원에서 결정을 했다"며 "그룹 대 그룹으로 시너지를 논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폭스콘의 모기업이자 '대만의 삼성'으로 불리는 기업이다. 궈타이밍 회장이 1974년 세운 훙하이정밀공업이 모태다. 1988년 중국에 폭스콘생산법인을 세운 후 세계 최대의 전자기기 위탁제조 서비스(EMS) 기업으로 성장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업계 3~4위권인 이노룩스도 훙하이 계열사다.
◇ 업계 "SKT, 통신업 한계·하이닉스 선전에 자극…제조업 관심 늘어"
시장에선 최근 SK텔레콤의 앱세서리(어플리케이션과 액세서리의 합성어) 사업 강화와 SK와 훙하이의 전략적 제휴를 두고, SK가 다시 IT 관련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들을 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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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노믹스를 선언한 하성민 SKT 사장은 아이리버 인수는 단말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며 모바일 앱세서리처럼 통신 이외 상품 경쟁력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T는 2012년 하이닉스 인수를 시작으로 의료용 체외진단기기업체 나노엔텍 투자, 아이리버 인수, 초소형 빔 프로젝트 제작업체 이노아이오 투자 등을 진행했다.
SK그룹은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을 영위한 바 있다. SK텔레텍을 통해 지난 1999년 SKT 전용 휴대폰 브랜드인 '스카이'를 론칭했다. 브랜드 가치 희소성과 독특한 마케팅 전략으로 판매량이 급증, 프리미엄 브랜드로 키운 전례가 있다. 이후 생산 규모 제한 해제를 두고 정보통신부와 갈등을 빚으면서 SK텔레텍은 팬택에 매각됐다. 이후 2009년 SK텔레시스가 SKT 전용 휴대폰 W를 출시했지만 2년만에 사업을 중단했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SKT 입장에선 반도체도 있고 통신업도 하니 완성품에 관심을 갖고 제조 쪽을 강화하는 것 같다"며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할 지는 모르지만 훙하이가 글로벌 제조업체인 만큼 다양한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SKT가 국내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이지만, 통신업 자체가 정체기에 접어들었고 SKT는 점유율 50% 사수에 모든 걸 다 걸었다"며 "성장성 한계에 직면한 SKT가 SK하이닉스의 선전에서 느낀 바가 있어 다시 IT 관련 제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의 납품 거래처 확대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SK-삼성 관계 껄끄러워질 가능성…삼성전자 "관심없다"
SK 입장에서 신경 쓰이는 것은 삼성전자이다. 세계 스마트폰 제조 1위업체인 삼성전자는 SKT에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이다. 삼성전자는 제조 1위와 통신 1위라는 프리미엄 마케팅의 일환으로 SKT 전용 휴대폰을 출시하기도 한다.
훙하이는 현재 LCD 패널, TV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다. 궈타이밍 회장은 과거 삼성에 LCD 등을 납품하기도 했으나 거래 관계를 청산한 뒤에는 삼성을 비난하는 발언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훙하이와 손을 잡은 SK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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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시선에 대해 삼성전자는 별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사의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 할 입장은 아니다"며 "업계 모니터링은 하겠지만 크게 관심을 갖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훙하이와 손을 잡은 SK가 제조업으로 진출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LG경제연구원의 장재현 연구원은 "반도체 및 통신에 역량이 있는 SK와 제조 능력을 갖춘 훙하이 모두 윈윈이 가능한 구조"라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나 LG전자 입장에서 위협이 될 수 있는 그림이 분명히 나온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도 "휴대폰 사업은 SKT의 숙원 사업인데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결국 포기했다"며 "하지만 사물인터넷 시장이 부상하면서 다양한 부분의 제조능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듯 하고 단순히 휴대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단말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제조 파트너를 확보한 SKT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대상으로 가격 협상력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 그룹간의 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송재경 KTB SKT연구원은 "반도체 및 통신사를 갖고 있는 SK가 훙하이와 손을 잡으면 그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훙하이는 기존의 한국 비하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 그룹 이미지가 좋지만은 않은데 점잖은 기업문화를 가진 SK와 얼마나 융합이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C&C 지분 4.9% 훙하이에
'통신+제조' 시너지 노린 듯
기존 파트너 삼성과는 서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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