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트론 놓고 보고펀드ㆍLG 맞소송 시작…극한대립 본격화
입력 14.07.25 14:42|수정 14.07.25 14:42
보고펀드, "경영 부실 책임 있다"며 중앙지법에 ㈜LG와 구본무 회장 소송
LG, "배임강요ㆍ명예훼손으로 맞소송 검토…구 회장 상장중단 지시 사실 없어"
  • [07월25일 14:3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LG실트론 투자에 대한 책임 여부를 놓고 보고펀드와 ㈜LG가 소송전을 시작했다. 보고펀드가 LG에 먼저 소송을 걸었고, LG도 이에 강력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다. 양측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포문은 보고펀드에서 먼저 열었다.

    보고펀드는 25일 보도자료를 배포, ㈜LG와 구본무 LG그룹 회장 및 관련임원을 상대로 한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LG실트론 상장(IPO) 중단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기 위한 목적이다.

    보고펀드는 "2010년 6월 ㈜LG와 주주간 계약을 기반으로 LG실트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상장을 추진했다"며 "그러나 2011년 7월 하순에 구본무 회장의 지시로 상장 추진작업이 중단됨으로써 투자금 회수의 기회를 잃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의 무리한 계열사 지원으로 실적이 악화됐고 시장상황 변화로 상장자체가 불가능해져 투자금 회수와 유동화 기회를 상실하는 손해를 입었다"며 "구 회장의 지시로 상장이 중단된 사정은 관련 이메일로 확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이 2011년부터 LED용 6인치 사파이어 웨이퍼 사업에 1140억원을 투자했으나 2년 동안 36억원의 매출을 올리고는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며 "당시 시장수요가 충분했던 2인치 및 4인치 웨이퍼사업을 선택하지 않고 LG계열사인 LG이노텍이 필요로 했던 6인치 사업을 추진한 사유와 투자목적에 대해 주주로서 장부 열람 및 등사신청을 25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실트론의 사업실패 원인과 책임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LG는 이런 보고펀드의 주장을 전면 부인 및 반박했다.

    LG는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구본무 회장이 LG실트론 기업공개를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보고펀드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LG는 "2011년 당시 일본지진, 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 금융시장이 연중 내내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면 주식시장에서 물량이 소화될 수 없고, 소액주주에게 피해가 전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LG실트론 경영진이 주주들에게 상장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LG는 "LG실트론 경영진의 이런 의견에 대해 1대 주주인 ㈜LG도 동의를 한 것이다"며 "보고펀드도 시장 환경의 어려움을 인식했기에 상장 연기에 대해 어떤 반대 의사도 표명한 바 없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LG는 "LG와 보고펀드의 주주간 계약서는 보고펀드가 2007년 주식을 매입한 후 수년이 지난 2010년 7월에 체결한 것"이라며 "반드시 상장을 해야 한다거나 언제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는 조항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LG는 "(주주간 계약서 내용은) 회사가 상장을 추진할때 가격과 신주공모 및 구주매출 주식수 등에 대해 주주간에 서로 협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LG는 "보고펀드가 기업공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직전 공모가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일방적으로 상장 철회를 주장해 기업공개를 무산시켰다"고 설명했다.

    LG는 보고펀드의 소송에 대해 "이는 '배임강요' 및 '명예훼손' 등에 해당되는 사안으로 소송 등을 포함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

    LG는 "변양호 보고펀드 대표 등이 LG실트론 주식을 고가로 매입할 것을 강요하고 차입금 연장 실패 책임을 LG에 전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보고펀드는 LG와 일체 사전협의 없이 동부그룹의 실트론 지분을 경쟁입찰로 인수했고 해당산업에 대한 이해도 없이 과도하게 집중투자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LG는 "보고펀드가 LG실트론 지분을 현재 기업가치보다 현저히 높게 매입해 달라며 ㈜LG 경영진에게 배임을 지속적으로 강요하고 압박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