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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월20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회장직 연임에 이어 '통합' 하나은행장까지 겸직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시 이를 조율할 책임자가 필요한데 김종준 하나은행장은 금융당국 중징계로 내년 3월까지만 자리를 지킬 수 있다. 자연스레 김정태 회장에게 시선이 쏠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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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사진)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 대박'이라는 정책 어젠다까지 패러디하며 '통합 대박'을 외치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은 김 회장의 회장직 연임 최고 카드로 꼽힌다.
더 나아가 김 회장이 통합되는 은행의 행장직까지 겸직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내년 3월까지만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있지만, 그 역할은 통합 이전까지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행장은 연일 사내 메시지를 통해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18일에는 고용안정을 보장하고 인사상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정태 회장이 주창한 조기통합 추진의 이유 중 하나가 비용 절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 행장의 약속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결국 조기 통합이 이뤄지면 이를 조율한 사람이 필요하고, 현 상황에선 김정태 회장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을 하게 되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김한조 행장은 이를 책임지고 물러날 수밖에 없다"며 "내년 3월 김종준 행장까지 임기를 마치면 '통합' 하나은행의 수장은 공석이 되고 자연스레 김정태 회장의 은행장 겸직이 수면 위로 올라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취임 3년째를 맞은 김정태 회장은 그동안 드리워졌던 '김승유'의 그림자를 지우고, 자신의 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른바 '김승유 키즈(Kids)'로 분류되는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을 시작으로 임창섭(전 하나대투증권 사장), 최흥식(전 하나금융 사장), 김인환(전 하나금융 부사장) 등 임원들을 대거 교체했다.
이달 들어선 김승유 전 회장의 5년 독립경영 보장이라는 금기를 깨면서 김정태 체제의 출범을 공식 선언했다. 김 회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기통합을 공론화하자 그룹 전체 임원들이 워크숍에서 하나ㆍ외환은행 ‘조기 통합 결의문’을 채택하며 김 회장의 아군을 자청했다. 32년 외환맨 출신인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김정태 회장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 설득에 적극 나서 김정태 회장이 보낸 '트로이목마'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 과정에서 외환은행 고가매입 논란이 다시 불거지면서 딜(Deal)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외환은행 인수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김정태 회장 입장에선 '김승유 키즈'를 처낼 수 있는 확실한 기회를 쥐게 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은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하면 유독 회장 한 사람의 막강한 권력을 중심으로 꾸려지고 김승유 전 회장에서 김정태 회장으로 옮겨지는 과정이었다"며 "두 은행의 조기통합이 이뤄지면 김정태 회장은 그룹 내에서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쥐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외환 투뱅크 3년째⑨] [Weekly Invest]
김종준 하나은행장 중징계로 제 역할 못해
조기 통합시 조율자 필요…김정태 회장 역할론 부상
김종준 하나은행장 중징계로 제 역할 못해
조기 통합시 조율자 필요…김정태 회장 역할론 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