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너지, 동양파워 인수 은행 차입 검토…고가인수 논란 탓?
입력 14.07.28 09:23|수정 14.07.28 09:23
총 4300억원 중 회사채 1900억…나머지 자금 중 상당량 은행 차입 예상
"너무 비싸게 샀다" 평가 지배적…공동 투자자 구하기 어려울 것 전망
  • [07월25일 15: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결국 은행 차입을 검토 중이다. 일단 외부차입으로 인수대금을 먼저 마련해 8월말에 지급하고 이후 공동투자자를 모집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동양파워 고가인수 논란으로 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자 모집이 어려운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25일 “은행 차입을 통해 인수자금을 충당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얼마를 차입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의 동양파워 인수가격은 4311억원이다. 이 가운데 10%인 431억원은 계약금으로 먼저 지불했다.

    나머지 자금 가운데 1900억원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남는 금액은 1980억원이다. 포스코에너지는 인수 예정일인 8월 24일까지 잔금납입을 완료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 자금의 상당량을 은행차입으로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분기 포스코에너지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1600억원이다.

    원래 포스코는 동양파워 인수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함께 지분을 투자할 재무적 투자자(FI)를 모을 계획이었다. 그것도 2~3개 업체만 모으는 것이 아닌,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하는것이 목표였다.

    일단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소수 주주만으로 차입을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게다가 동양파워에 대한 포스코에너지 차입이 연결재무제표상 포스코로 이전될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잖아도 포스코는 신용등급 강등과 과거 무리한 사업확대의 여파를 감안, 구조조정이 한창인 상황이다. 이를 감안해 포스코에너지는 최대한 FI를 많이 구해 관련 차입이 모기업인 포스코의 연결부채로 잡히는 것을 방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결국 단기간에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은행차입에 나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비싼 인수가격으로 생긴 부작용”이란 지적인 셈이다.

    사실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를 인수할때 다른 후보와 가격 차이는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2위 삼탄 컨소시엄과는 약 1000억원이나 비싼 가격을 써냈다. 3위 SK가스-대우건설 컨소시엄은 3000억원을 못 넘겼다. 결국 포스코가 1.5배 가량 인수대금을 높게 썼다는 의미다. 역대 어느 M&A에도 보기 드물 정도로 큰 격차다.

    이러다보니 시장에서는 동양파워의 사업성과 무관하게, 포스코에너지가 왜 이런 높은 가격을 써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의 회생계획안상 최저입찰가격을 잘못 판단해 가격을 높게 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동양파워 주주(동양시멘트·동양·동양레저)에 대해 자산평가를 실시한 회계법인들이 제시한 동양파워 지분 100%의 가치는 1391억원이다. 이 금액은 회생계획안에 포함됐고, 이른바 동양파워 예비입찰에서 ‘최저입찰가격’ 역할을 했다.

    거래 초기. 시장에서는 이 최저입찰가격이 지분 100%가 아닌, 50% 기준인 것으로 잘못 알려져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이렇게되면 법원이 인정할 만한 최저입찰가격은 1391억원이 아닌, 그 두 배인 2800억원으로 형성된다. 최저입찰가격을 이렇게 판단했다면 프리미엄 가격이 다른 후보보다 1000억원 이상 오를 수 있다.

    어쨌든 포스코에너지가 동양파워 매각주관사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고가를 제시했고, 덕분에 동양 계열사 채권자들은 빠르게 현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들 회사의 회생절차 종결도 훨씬 빨라졌다. "포스코 그룹 덕분에 동양 채권자들이 살아났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고가인수 논란에 FI 구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셈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 보유지분이 40~50%만 돼도 매각이 수월했을 것”이라며 “비싸게 샀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면 투자자를 구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먼저 인수대금 4311억원을 마련해  납입하고 이후 9월부터 동양파워 지분매각에 나서겠다고 결정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발전소 착공이 내년에 시작되기에, 지분을 매각할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에너지는 또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 2배 가까운 자금이 몰린 것은 투자자가 없어서 은행 차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라며 "현재는 어떤 경로로 장비가 들어오고 사업이 인허가 될지 등 사업요건이 결정되는 단계이며 당장 투자자를 모을 시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회사채 시장 관계자들은 포스코에너지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급이 부족한 'AA+'신용등급 회사채에 몰린 수요라고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포스코에너지의 동양파워 '고가인수'논란은 추후 제대로 된 공동 투자자들을 구할지 여부로 평가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