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렌터카 성장전략 제시… KT렌탈 인수 연막전?
입력 14.07.31 08:53|수정 15.07.22 15:11
실적발표 상당부분 할애…2016년까지 차량 5만대 확보 목표
자체 경쟁력 강화 방안에 KT렌탈 인수전 참여 여부 관심 커져
  • [07월30일 10:5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KT렌탈의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SK네트웍스가 렌터카 성장전략에 대해 발표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자체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음으로써 KT렌탈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해석이 분분하다.

    SK네트웍스는 30일 2분기 경영 실적이 담긴 자료를 통해 렌터카, 패션, 호텔·면세 등 3대 신사업에 대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역시 관심은 렌터카 부문에 집중됐다. SK네트웍스가 업계 1위 KT렌탈의 전략적투자자(SI)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전략이 담긴 4페이지 중 2페이지가 렌터카에 할애됐다. 렌터카 사업에 대한 SK네트웍스의 높은 관심이 반영돼 있다.

    첫 페이지에는 렌터카 시장의 전망에 대해 설명했다. SK네트웍스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신규 등록된 승용차 119만대 중 렌터카는 전체 차량 중 8%를 차지했다. 2004년 9만5000대였던 렌터카가 지난해에는 37만2000대를 기록,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렌터카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있는 점도 SK네트웍스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장기 렌터카 부분의 성장이 이뤄지는 가운데 SK네트웍스는 중소법인 사업자와 개인 일반 신차 구매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대량구매 할인과 각종 세제혜택 등으로 장기렌터카의 가격경쟁력 및 편의성이 부각되고 있고 '허'외에 '하', '호' 번호판 추가 그리고 대기업 임원 등 성공한 사람이 타는 차라는 긍정적 인식이 확대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거기에 차량을 3~5년 사용 후 신차로 교체하려는 소비자 수요가 증가, '소유'에서 '이용'이라는 소비 트렌드 변화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시장의 전망이 밝은 만큼 자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는 1분기 기준 2만5506대의 차량을 보유 KT렌탈, AJ렌터카, 현대캐피탈에 이어 업계 4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타사와 비교하면 세가지 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그 첫번째는 자금조달 경쟁력이다. SK네트웍스의 신용등급은 AA-로 KT렌탈(A+), AJ렌터카(A-)보다 1~2노치 등급이 높다.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은 258%로 KT렌탈(692%), AJ렌터카(316%)에 비해 낮다. 우수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자금조달 경쟁력에서 앞서 있다는 게 SK네트웍스의 판단이다.

    그룹 시너지도 들고 있다. 국내 정비 1위인 스피드메이트 사업을 통해 차량 정비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SK에너지 주유할인 등 사업간 시너지 효과도 크다는 분석이다. 그룹 계열사로 중고차 중개업체인 SK엔카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렌터카 사업에서 중요한 게 유형자산 매각과 처분인데 중고차 중개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SK'의 브랜드 파워가 강하고, 잠재적인 전속 이용자(Captive User)를 보유한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 SK네트웍스는 이를 바탕으로 2016년까지 지금의 2배 이상의 차량을 확보, 보유 대수를 5만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그 전략에는 개인 및 중소형 법인의 비중을 크게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SK네트웍스는 2위 사업자인 AJ렌터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SK네트웍스가 렌터카 사업에 대한 자체 경쟁력 강화 전략을 내놓음으로써 M&A 시장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SK네트웍스가 업계 1위 KT렌탈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는 않은 상황이다.

    의견은 분분하다. 렌터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을 천명한 것으로 KT렌탈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대로 사업 자체의 전망이 밝은 만큼 SK그룹의 시너지를 총동원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업계 2위 정도에 만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체 경쟁력 강화 방안 카드를 갖고, KT렌탈의 인수 가격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SK네트웍스가 KT렌탈을 인수하게 되면 시장점유율 30%를 차지하며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또한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하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신성장동력인 렌터카 사업의 사업 비중을 크게 높일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KT렌탈을 인수하지 않더라도 사업 성장을 천명한 만큼 렌터카 시장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