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8월03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대법원은 지난달 24일 구자원 LIG그룹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두 아들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3년을 확정 판결했다.
2012년 LIG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할 정도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분식회계 등을 통해 정상적인 기업인 것처럼 꾸미고 2151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대법원은 “경영권 유지를 위해 기업 회생 신청을 일부러 미루고 시장을 속여 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한 만큼 엄정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결 배경을 설명했다.
대법원의 판결로 LIG건설 사기성 CP 발행 사건은 일단락됐다.
-
LIG그룹 총수 일가는 대법원 판결에 앞서 지난 6월말 LIG손해보험 지분 19.47%를 KB금융지주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했다. LIG손보 지분 매각은 LIG 오너 일가가 LIG건설 CP 투자자들의 피해보상금 마련을 위해 빌린 돈을 갚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LIG손보의 지분을 판 구씨 일가는 총 8명이다.
구자원 회장의 둘째 아들은 구본상 부회장과 셋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 구 회장의 동생인 고(故) 구자성 LIG건설 사장의 아들 구본욱 LIG손해보험 상무, 딸 구본미씨, 구 회장의 동생이자 LIG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구자훈 이사장, 구 회장의 막내 동생 구자준 전 LIG손해보험 회장, 마지막으로 구 회장의 아내인 유명희씨이다. <표 참고>
정작 LIG건설 사태의 장본인 가운데 한 명인 구자원 회장은 LIG손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회장은 왜 팔지 않았을까?이번 LIG손보 경영권 매각은 ‘공개매수조항’ 적용을 염두에 두며 진행됐다. LIG손보는 구본상 부회장 외 16명이 전체 지분의 20.96%를 나눠 갖고 있다. 자본시장법은 ‘6개월 내에 상장사 주식 5% 이상을 특별 관계자를 포함한 10인 이상으로부터 장외 매수를 할 경우 공개매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6명의 지분을 모두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들의 지분도 사줘야 하는 의무가 발동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KB금융은 최대 9명의 지분만을 사야했다.
KB금융이 9명의 지분을 살 경우 또 다시 문제가 됐다.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상장사의 경우 최소 지분 요건을 30%로 규정하고 있다. 구씨 일가의 지분을 인수한 후 추가로 더 지분을 매입해야 한다. 9명의 지분을 산 후 6개월 내에 장외에서 1인의 지분을 더 사거나 LIG손보가 가진 자사주를 매입할 경우 공개 매수 의무가 생긴다.
이 때문에 KB금융은 LIG손보 특수관계인 가운데 지분율 상위 8명의 지분만 인수했다. 최소 인원의 지분에서 최대 지분을 끌어내야 했다. 이 과정에서 0.24%로 지분율이 낮은 구회장의 지분은 제외됐다. 상위 8명 가운데 가장 낮은 지분율이 구 회장의 자녀인 구지정씨로 0.46%였다.
KB금융의 LIG손보 인수담당자는 “공개매수 조항과 지주사의 자회사 요건을 고려해 8명의 지분인 19.47%를 인수했다”며 “누구의 지분인지는 따져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구 회장은 '안' 팔았다기 보다는 '못' 팔았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구 회장의 아내와 아들들은 4000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
주당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구본상 부회장이 2384억원,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1266억원, 유영희씨가 386억원가량이다. 세금과 수수료를 제외할 경우 실제 수령액은 3000억원을 조금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주식 담보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머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은 어떻게 될까. 매각 완료 이후에는 5% 규정 또는 특수관계인의 지위에서 벗어난다. 장내에서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다.
[Weekly Invest]
LIG건설 사기성 CP 사태 일단락
6월말, LIG손보 지분 매각 본계약…구 회장 부자 대법원 판결
구 회장, LIG손보 지분 0.24% 여전히 보유
구 회장 가족, 지분매각으로 4000억원 확보
LIG건설 사기성 CP 사태 일단락
6월말, LIG손보 지분 매각 본계약…구 회장 부자 대법원 판결
구 회장, LIG손보 지분 0.24% 여전히 보유
구 회장 가족, 지분매각으로 4000억원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