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발전당진 매각 계약 무산위기…한전 접속선로 '불가' 때문
입력 14.09.04 12:10|수정 14.09.04 12:10
한전ㆍ전기위원회 등에서 발전소→공용선로 연결 어렵다ㆍ분담금 부담 의사밝혀
사업자 변경승인 심사 과정에서 뒤늦게 통보…매매계약 이후 여파
5일 매각대금 기한 만료…산은 등 최선의 노력 불구, 쉽지 않을 듯
  • [09월04일 12:03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삼탄에 총 2700억원 매각하기로 한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문제가 됐던 한국전력의 주송전로 접속불가 문제가 결국 화근이 됐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발전소를 지어도 수년간 전기공급이 어려워진다. 

    4일 이번 거래에 관여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한국전력 및 산업통상자원부가 주무부처인 전기위원회 등은 동부발전당진이 지을 석탄화력발전소(동부그린발전소)에 대해 현재로선 주송전로에 대한 접속이 어렵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또 접속을 하려면 추가선로를 건설하고 그에 필요한 비용을 분담하라는 의사도 알렸다. 

    이 같은 통보는 M&A에 따른 발전사업자 변경승인(동부→삼탄)심사 판단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협상과정에서 이 리스크가 불거지긴했으나 매매계약 체결 이후 다시 한번 확정된 셈이다.

    동부발전당진은 충남 당진시에 580MW급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올해 말부터 2018년 1월까지 건설, 전력을 생산하기로 했다. 생산된 전기는 한전이 관리하는 주송전로(765kv 송전망)에 접속, 외부에 공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전과 전기위원회는 이 주송전로에 접속하려면 예비 송전로를 건설해야 하고, 이에 필요한 비용을 동부발전당진이 분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렇게 되면 동부발전당진은 부지확보와 송전로 건설에 수천억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송전로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발전소를 지어 전기를 생산해도 외부공급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 논란은 지난 2011년 7월 감사원이 한국전력의 주송전로에 접속하는 발전소들이 너무 많아 '과부하'를 우려, 예비송전망을 건설하라고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그러자 예비송전망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두고 만성적자를 겪던 한국전력과 당진에 발전소를 짓고 있는 한국동서발전이 대립각을 벌여왔다. 동서발전은 당장 완공을 앞둔 당진화력발전소 9ㆍ10호기로 이 문제에 봉착했고 이 이슈가 그대로 동부발전당진까지 여파를 미쳤다. 동서발전은 동부발전당진의 지분 40%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당초 동부발전당진 매각은 5일 입금을 끝내고 완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접속선로 허가 이슈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보니 매각파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산업은행이 최선을 다해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해결방법이 거의 없다"며 "입금기일이 좀 더 연장된다고 해도 접속선로 이슈가 쉽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전기위원회 관계자는 "2011년 감사원 지적이 내려왔지만 5000억원이 넘는 추가비용이 소요되는 사업이어서 외부용역을 통한 사업검토 등을 다 거쳐야 했다"며 "단기간에 감사원 지적사항을 따를 상황이 아니다보니 (접속선로에 대한)판단이 늦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발전당진 최대주주인 동부건설은 매각대금 2700억원 가운데 약 2000억원은 산업은행에서 지분을 담보로 빌린 브릿지론 상환에 쓸 예정이었다. 상환시기는 동부발전당진 매각완료와 연계돼 있다.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무산될경우 브릿지론 상환기한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