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KB금융회장 "사퇴없다…중징계 납득 못해"
입력 14.09.10 16:55|수정 14.09.10 16:55
  • [09월10일 15: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임영록 KB금융회장(사진)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주전산기 교체 관련 논란과 인사 개입 등에 대해 임 회장은 '사실 무근', '논리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조기 사퇴보다는 정면 도전을 선택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중징계 확정을 앞둔 가운데 임 회장의 소명이 금융당국의 최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 회장은 10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주전산기 교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전환은 업체선정 또는 가격 등 확정된 게 전혀 없으며 단순히 내부 의사결정 중인 사안"이라며 "주전산기 교체와 감독업무 태만 등으로 금감원장이 중징계 처분한 것은 납듭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회장은 최 금감원장에 시종일관 날을 세우며 "금감원장은 제재심의위의 경징계 판정 이후 아무런 사실 변동이 없는 데도 (제제 수준을) 상향했다"며 "이로인해 KB금융그룹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주 전산기 교체 관련 보고를 받을 때마다 항상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강조해왔다"고 강조했다.

    최 금감원장의 중징계 결정에 영향을 준 '인사개입'과 관련해 임 회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이는 논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인사개입 논란은 주 전산기 프로젝트의 핵심 실무자인 국민은행 IT본부장 교체와 관련한 부분이다. 

    그는 "지주사와 자회사의 경영관리 규정에 따라 임원인사 추천권한과 함께 사전 협의를 했고, 이번 건에 대해서는 지난해말 협의 요청한 인사안에 최종적으로 은행장이 결제했다"며 "법치주의에서 공문으로 협의한 것만큼 확실한 근거가 어디 있겠냐"고 되물었다.

    이번 소명이 KB금융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부담은 있지만 금감원의 징계 사유에 대해 납득할 수 없고, 진실을 밝히는 게 제 소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금융위의 중징계 확정시 대응에 대해서는 "(우선) 금융위에도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이 맞는 것인지 묻겠다"고 비켜갔다. 조기 사퇴 여부와 관련해서는 "조직 안정을 먼저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임 회장은 "전 계열사 비상경영체계를 가동해 그룹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의 모두발언 전문 (KB금융지주 정리)

    1. 그동안 내부분란으로 비춰질 까봐 일체의 대응을 자제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모든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KB의 조직안정화와 경영정상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2. 이번 KB사태는「한국 IBM의 기득권 사수 전략」에 대응하여 합리적으로 주전산기를 변경하겠다는 이사회 결정과정에 불복하고, 금감원에 감사를 의뢰함으로써 촉발된 것입니다.

    3. 이후 금감원은업체선정도 안되고, 가격 등 아무 조건도 정해지지 않은 시작단계에서 중단된 주전산기 기종변경 내부의사결정 과정을 검사를 하고 징계처분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전환 사업은 계획단계에 불과하고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즉, 업체 선정, 가격 조건 등 어느 것도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따라서, 「발생 가능한 리스크가 전혀 없는 단순 내부의사결정 과정 중에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서 감독의무 태만 등으로 중징계 등의 처분을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4. 특히 금감원장은 제재심에서 2개월 이상 심도있게 논의하고 충분히 소명하여 내린 경징계 판정을, 선례도 없고, 객관적 사실의 변동도 없는 상태에서 중징계로 상향했습니다.이러한금감원장의 결정으로 조직화합과 경영정상화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KB금융 전체가 다시 한 번 뒤흔들리고 있습니다.

    5. 더욱 가슴 아픈 일은 4월 14일 한국IBM대표가 은행장 앞으로 보낸 개인적 이메일로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로 인해, KB의 일부 임직원들이 범죄자로 고발 당하고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뿐아니라, KB금융은 혼란에 빠지고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6. 금감원의 중징계 지적사항을 보면 객관적으로 증명하기 곤란하고, 자의적, 주관적 요소가 강한 아래의 두 가지 사안입니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전환사업과 그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수차례 보고받았으면서도,

    ○감독의무 이행을 태만히 하여 금융기관의 건전한운영을 저해
    ○유닉스로의 전환사업을 강행하기 위해 자회사 임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

    7. 우선, ‘은행이 주도해온 주전산기 전환 프로젝트에 대한 감독의무를 태만히 하여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저해’하였다는데, 다시 강조하듯이 주전산기 전환 논의는 최종적인 결정이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항입니다. 따라서, 주전산기 전환 관련으로 KB금융의 건전한 운영을 저해한 일도 없습니다. 오히려 이 프로젝트에 대한 보고를 받을 때마다 항상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도록 강조하여 왔습니다.

    8. 지주와 자회사인 은행간에 부당한 인사 개입이란 사실무근이며 성립될 수 없는 논리입니다. 지주와 100% 자회사간에는 ‘계열사 경영관리 규정’에 따라 임원 인사에 대해서 서로 협의할 의무와 권한이 있습니다. 즉, 은행장은 임원 추천 권한과 함께 지주와 사전 협의할 의무가 있고, 지주는 이에 대해서 동의 또는 부동의할 권한이 있습니다. 본 건에 대하여 은행장이 문서로 협의 요청한인사안에 대해서 원안 대로 동의하였고, 은행장이 최종 결정한 것입니다.

    9. 2013.11.11일 은행장 주관 경영협의회에서 만장일치로 유닉스 기종으로의 전환을 결정하고, 2014년4월10일 은행장에게 유닉스 전환구축 사업안을 보고한 직후인 2014년4월14일, 한국IBM대표가 은행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받고서 은행장과 감사가 유닉스전환에 대한 결정을 번복하기 전까지는 국민은행의 주전산기 전환 프로세스는 2년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0. 이 과정에서 지주IT팀들은 ‘그룹IT협력지침’에 따라, 주전산기 전환을 담당하는 은행IT팀들이 협의 요청하는 안건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한 것 뿐이고, 무리하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11. 이밖에, ‘전환리스크를 은폐하고 이에 근거해서 지주가 은행 경영협의회(13.11.11)의 전환 결정을 유도했다’고 지적하였는데, 이에 대해서는 농협 뿐아니라 신한, 하나 등 대부분의 국내 은행들이 이미 유닉스로 전환해서 문제없이 잘 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씀드립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유닉스 기종으로의 전환리스크는 예방 및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주전산기 선정과 관련 업체선정,가격 등 최종의사결정행위나 결과가 전혀 확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검토가 진행중이다가 중단된 의사결정 과정에 대하여 중대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반문하고 싶습니다.


    □ KB금융그룹 수장으로서의 각오

    ◯ KB금융그룹 2만5천여 임직원의 수장으로서, 우리 임직원의범죄 혐의에 대한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자 합니다.
    ◯ 그리고, 은행 노조를 비롯한 모든 임직원과 허심탄회한 소통을 통해 하루빨리 조직을 안정화시키겠음
    ◯ 동시에, 은행을 비롯한 전 계열사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여 그룹 전체의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임
    ◯ KB가 서민 및 중소기업금융에 혁신적 리더가 되어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고,리딩뱅크의 위상을 반드시 회복하겠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