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고금리 자산 투자확대로 신용위험도 커져
입력 14.09.16 09:00|수정 14.09.16 09:00
저금리 장기화 대응책으로 수익증권·대출채권 투자
중소형 손보사, 높은 위험가중 자산비율…53.4%
  • [09월12일 14:2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보험사가 저금리 기조 탓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고금리 자산으로 투자 확대에 나선 것이 중장기적으로 보험사의 신용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NICE신용평가(이하 NICE신평)는 12일 '저금리 심화에 따른 보험사의 자산운용 변화와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이라는 리포트에서 최근 보험사가 저금리 상황에 대응하는 자산 운용 현황과 위험도를 분석했다.

    국내 보험사는 수익증권과 대출채권 등 투자를 늘리며 자산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수익증권 투자는 과거 MMF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최근 사모증권, 투자신탁증권, 특별자산펀드나 ELS 및 DLS에 대한 투자로 확대되는 추세다.

    생명보험사는 연금 상품 판매로 증가한 운용 자산의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중이다. 2012~2013년에 일시납 연금 상품의 세제혜택 종료를 전후로 수입이 늘었고, 2011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전체 운용자산이 52.9% 증가해 수익성을 키울 방법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 생명보험사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기간 동안 회사채 및 금융채 자산 비율을 88.9%,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한 기타유가증권을 77.8%까지 높였다. 반면 안전자산의 증가율은 50.9%에 그쳤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최근 3년간 전체 운용자산이 80.2% 성장한 것에 비해 안전자산의 성장률은 96.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기타유가증권 106.2%, 대출채권 101.1% 수준으로 성장해 안전자산의 성장률을 웃돌아 그 비중이 높아졌다.

    이외에 해외 부동산 투자 등 외화 자산에 대한 투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2013년 삼성화재·현대해상·교보생명 등이 영국 도심 빌딩에 공동 투자했고, 한화생명은 한화손보와 런던 금융가의 업무용 빌딩에 투자했다.

    김성진 NICE신평 책임연구원은 "최근에는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 도심의 업무용 빌딩뿐 아니라 쇼핑센터, 호텔, 주상복합 등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포트는 국내 보험사를 자산 규모에 따라 ▲대형생보사 ▲중소형생보사 ▲대형손보사 ▲중소형손보사 네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하면서, 특히 중소형 손보사가 안전자산의 비중이 가장 낮고 수익증권과 신용대출 등의 자산 비중은 높아 자산 운용의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4개 그룹 중 중소형 손해보험사가 가장 높은 위험가중 자산비율을 보였다.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보험영업 손해율마저 상승해 수익성 개선이 시급해졌다. 경과손해율은 회계연도(FY)2010 83.1%에서 FY2014.1~3 86.9%로 높아졌다.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고금리 자산에 투자를 확대했지만 시장 변동성에 따라 중소형 손해보험사의 신용위험 증가 가능성은 높아질 전망이다.

    리포트는 고금리 자산의 운용은 대규모 손실 및 자본적정성 저하를 막기 위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저금리 기조에 대한 대응으로 운용자산의 포트폴리오 조정도 필요하지만 보험상품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성진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경우 과거에 판매한 고금리 상품의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지속적인 변동이율 상품 판매를 확대해 부담이율을 낮추는 등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손해보험사는 자산 운용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이를 위해 보험 영업의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보험 업계 전반에는 "금리 역마진 위험을 낮추기 위해 고수익 투자를 찾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보험사의 기본인 언더라이팅을 강화해 위험률차이익에 집중하면서 이자율차 역마진 위험을 감소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