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C은행 실적부진 이어지는데…칸왈 행장은 '흥청망청'
입력 14.10.13 17:03|수정 14.10.13 17:03
칸왈 행장, 골프·피트니스 VVIP 회원권 특별승인
300평대 한남동 자택도 회삿돈으로…노조 "현 상황 좌시할 수 없어"
  • [10월13일 15:1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아제이 칸왈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장이 취임 7개월만에 공분을 사고 있다.

    한국SC금융그룹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데 칸왈 행장은 골프 및 피트니스 VVIP 회원권을 특별승인으로 받아내고, 회삿돈으로 한남동 저택에 거주하고 있다. 칸왈 행장이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 아제이 칸왈(Ajay Kanwal) 행장(사진)은 1992년 인도SC은행에 입행했으며 대만SC 최고경영책임자(CEO)를 거쳐 지난 4월 리처드 힐 전임 행장을 대신해 한국SC은행장에 취임했다. 칸왈 행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SC금융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한국SC은행의 기업금융을 강화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 5년간 한국SC은행의 실적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322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1824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일회성 요인이긴 하지만 223억원의 적자까지 기록했다.

    영국 SC가 제일은행을 인수하며 한국에 진출한 지 10년차를 맞았지만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이에 2011년부터 구조조정을 단행, 2012년 파업 후에는 전직원의 15%에 달하는 850여명, 올 1월에는 150명에 대한 명예퇴직이 이뤄졌다.

    사업 축소도 진행 중이다. SC금융은 새 먹거리 발굴을 위해 제2 금융권에 뛰어들었지만 실적 악화가 지속되자 SC저축은행과 SC캐피탈을 일본계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에 매각하기로 하고 6년만에 철수를 선언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칸왈 행장은 취임 7개월만에 회사 내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 회사 사정을 감안하지 않은 채 자신의 사리사욕만 신경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의 발단은 칸왈 행장의 '헤픈' 씀씀이에서 불거졌다.

    칸왈 행장은 SC은행이 기업금융의 홍보 차원에서 갖고 있던 기존 골프 회원권 대신, 트리니티클럽 회원권의 특별승인을 받아냈다. 신세계 트리니티클럽은 특별 회원의 경우 회원권만 21억원으로 현재까지 분양된 국내 회원제 골프장 중 가장 비싼 수준이다.

    현재 가입된 회원 대부분은 법인으로 신세계 계열사 일부를 포함한 국내 주요 기업들이 회원권을 구입했고, 개인도 일부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정·재계인사 200명만을 엄선해 1년간 회원 대우를 해주는 독특한 마케팅기법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칸왈 행장은 피트니스 VVIP 회원권에 대해서도 특별승인을 받았다. 칸왈 행장은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 피트니스 센터를 이용 중이다. 이 곳은 '대한민국 오피니언 리더들을 위한 하이엔드 소셜 커뮤니티'라는 콘셉트를 내건 곳으로 회원권만 연간 1억원이 넘는다.

    칸왈 행장의 '과소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칸왈 행장의 자택은 국내 굴지의 재벌 총수들이 살고 있는 한남동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규모는 300평대로 십억원대의 보증금에 연간 수억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를 회삿돈으로 내고 있다.

  • SC은행 노조는 취임 초기만 해도 칸왈 행장에 대한 기대감을 가졌다. 칸왈 행장이 취임 열흘만에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에 전격 합의하면서다. 당시 칸왈 행장은 그동안 쟁점이었던 각종 사내복지문제에 대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 반면 노조는 정규직 임금인상율을 낮춰 화답하는 등 서로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그 기대감은 7개월만에 무너졌다는 게 노조의 생각이다.

    SC은행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은 은행의 미래를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데 행장은 부임하자마자 한 것이 골프와 피트니스 VVIP 회원권 특별승인을 받아낸 것"이라며 "칸왈 행장의 행태를 보니 직원들이 기대했던 한국에서의 토착경영과 성장이 아닌, 다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사욕을 채우기 위해 직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부절적한 행동을 일삼으며 직원들의 희망을 꺾어버리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노조는 좌시할 수 없다"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정면으로 맞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