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對 이건호, 국감장에서도 주전산기 교체 신경전 '여전'
입력 14.10.15 18:25|수정 14.10.15 18:25
임영록 "유닉스 전환, 이사회에서 격론 끝 결정한 것"
이건호 "일부 직원이 의사결정 기초 자료 조작"
  • [10월15일 18:0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간 주전산기 교체 건을 둔 갈등이 국정감사장에서도 이어졌다.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은 1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여야 의원들의 KB금융그룹의 주전산기 교체 건에 대한 질문에 답변했다.

    이날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KB사태의 촉발이 IBM대표가 이 전 행장에게 이메일을 보낸 것에서 시작된 것인가. (IBM과 유닉스의 우수성과 관련한) 컨설팅 리포트 조작이냐를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된 것을 짚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임 전 회장과 이 전 행장에 대하 각각의 의견을 요구했다.

    이에 임 전 회장은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부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고 강조하며 이 전 행장에 여전히 각을 세웠다.

    임 전 회장은 "먼저 IBM과 우선협상하고, 차선책으로 가격협상이 안 될 경우 유닉스로 전환하자는 것이 2안이었다"며 "은행 입장을 존중했고, IBM과 작년 10월경 우선협상을 했는데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선책으로 유닉스 교체하기로 결정된 거다"며 "BMT절차를 진행했던 거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최종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서 격론을 별여서 결정을 내린 거라는 내용도 강조했다.

    이 전 행장은 성능리포트 조작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이 전 행장은 "저는 일부 직원들에 의해 의사결정 기초 자료가 조작됐다고 보고 이사회와 금융당국에 보고한 것일 뿐"이라며 "지금 와서 돌아보아도 그 시점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KB금융 이사회가 안건 상정한 부분을 거부했다는 점에 대해 불만도 표했다. 이 전 행장은 "이사회에 보고하고 안건으로 상정했지만, 이사회에서 거부당했다"며 "보고를 거부하는 제도 자체가 이사회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중징계 결정에 대해서는 두 전 수장은 모두 수긍했다.

    임 전 회장은 "우선 KB금융 전 회장으로서 오랜 기간 동안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9월 28일 그동안의 억울함을 위해 진행한 개별적 소송을 내려놨다. 앞으로 KB가 조기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행장 역시 "감독 당국이 제가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마땅치 않다고 판단하셨다면 존중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무의원들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에게 금융당국의 수장으로서 KB사태를 제때 예방하지 못한 점, 널뛰기 제재심의 결과, 제재심의위원회에 국장이 아닌 과장급 대리출석 등을 지적했다.

    이날 신 위원장은 "제재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방식 등을 금감원장과 논의 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