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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4일 14: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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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의 취임 이후 8개월간, 포스코는 구조조정 테마에 집중했다. 웬만한 이슈가 '비핵심사업 매각'에만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본업으로 회귀를 선언한 포스코에게 철강업황 부진의 벽이 건재하다. 그렇다고 신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내놓은 것도 아니다. '무엇을 팔고 어떤 사업을 하지 않겠다'라는 선언 외에는 어떤 미래전략이 현실화될지 모르겠다는 것이 시장의 의문이다.
포스코는 지난 5월 권 회장이 ‘신(新) 경영전략’을 발표,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철강 경쟁력 강화 ▲원천소재 및 청정에너지 육성 ▲비핵심사업 구조조정 ▲재무구조 개선 등이 핵심내용이다.
발표 이후 포스코는 여러 비핵심자산 매각 계획을 선보였다.
광양LNG터미널은 터미널을 분할해 별도법인으로 만든 뒤, 지분 49%를 매각할 계획이다. 수요•공급이 모두 20년 단위 장기계약으로 묶여 있어 수익이 안정적인 회사지만 매각을 결정했다. 슬래그파우더 제조사인 포스화인은 한앤컴퍼니 등 국내•외 업체 10여곳이 인수의사를 보였다.
또 포스코특수강은 지난 8월 세아베스틸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각대상 및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외에도 포스코우루과이는 잠재 인수후보들을 물색하고 있다. 포스코엠텍의 도시광산사업부도 매각절차를 밟기 시작, 지난 8월 매각을 위한 사전 수요조사를 시작했으며, 현재 인수 후보들을 찾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일부 지분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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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내년까지 2조원을 조달할 방침을 내놓았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 그룹의 재무부담이 일정부문 줄어든다는 것이 포인트다.
연이어 발표되는 자산매각 계획에 대해 시장은 구조조정 의사를 보여준 것만큼은 확실히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테마에 몰입돼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조차 무조건 매각에만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더 큰 의문은 매각 이후 밑그림이 무엇이냐는 점이다.
당장 포스코가 신사업으로 꼽은 원천소재(리튬•니켈)와 청정에너지(연료전지•청정석탄)는 아직 구체적인 육성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 이를 제외하고 나면 철강 중심으로 사업을 꾸리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철강만으로 실적개선을 달성하기엔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5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중국발(發) 공급과잉의 여파가 여전히 크다. 철강가격의 하락세로,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수익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현대제철의 3고로 완공 이후, 국내 철강업계 전반에 걸쳐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은 회사 의지로 가능하나, 실적개선은 경영환경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현재 포스코의 사업경쟁력과는 별개로 중국의 공세, 현대제철 진입 등 철강업계의 구조적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핵심자산 매각에만 집중
철강업황 부진…미래 불확실
철강업황 부진…미래 불확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