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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09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컨설팅업계에 찬 바람이 불며 컨설턴트들의 이직은 한창이다. 스타트업(Start-up)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고(高)스펙의 컨설턴트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빛 좋은 개살구'인 경우가 많아 오히려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고 한다.
#한 스타트업 업계의 A대표는 몇 달 전 국내 일류대학 학사, 해외 일류대학 석사, 외국계 대형컨설팅업체 출신의 B씨를 영입했다. 직원들의 평균 학력이 그리 높지 않다 보니 B씨의 영입이 회사의 '격'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A대표는 생각했다.
B씨의 영입 효과는 투자자들 앞에서 가감없이 드러났다. 외국계 대형컨설팅업체 출신에 걸맞게 '환상적'인 프레젠테이션(PT) 솜씨를 보여줬고, 이에 만족한 투자자들은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A대표는 다시 한번 B씨 영입에 만족했지만, 거기까지였다.
위의 사례처럼 외국계 컨설턴트 영입의 만족 유효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는 게 스타트업계 대표들의 한 목소리다. 예상 외로 컨설팅 출신들이 업계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 인풋(input) 대비 아웃풋(output)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업계에서 컨설팅 출신들에게 가지는 불만 중 하나는 과거의 분석 틀을 그대로 가져와 적용하려고 하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이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스왓(SWOT; 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과 BCG매트릭스(Cash cow, Star, Question Marks, Dog) 분석으로 회사를 진단하는 것"이라며 "스왓은 경영학 수업에서 듣는 것이고, BCG매트릭스도 1970년대 개발된 툴인데 이를 여전히 스타트업에 대입시키려고만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불만은 컨설팅 출신들이 너무 먼 미래에 매몰돼 있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기업들은 하루하루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데 이들은 중장기 전략을 제시할 뿐이라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에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을지, 지금 하고 있는 아이템이 언제 어떻게 어그러질지 모르는 상황인데 컨설팅 출신들은 3~5년 뒤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며 "다른 업계에 왔으면 이 곳 환경에 맞게 적응을 해야 하는데 여전히 자신들은 컨설팅 업계에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컨설팅 업계는 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조직 축소 개편을 단행한 대다수 컨설팅 기업은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돌입해 있다. 이에 젊은 컨설턴트들은 대기업 등으로의 이직이 급증했고, 정보통신(IT), 플랫폼, 게임 등 스타트업 업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만족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스타트업 기업에선 이들과 계속 함께할 지를 고민하고, 컨설팅 출신들도 현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 다시 이직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잦다는 후문이다.
한 스타트업 업계 대표는 "고학력의 컨설팅 출신들을 영입했을 초기에는 회사 수준이 높아졌다고 생각해 어깨에 힘이 들어갔는데 얼마되지 않아 실망감으로 바뀌었다"며 "상대적으로 다른 직원들에 비해 높은 연봉을 주고는 있는데, 앞으로 이들을 중용할 지에 대해선 확신할 수 없다"고 말끝을 흐렸다.
[Weekly Inv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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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빛 좋은 개살구…업계 적응 노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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