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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3일 15:2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태에 빠졌다.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물러나면서 하나-외환 통합협상에서 김한조 행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하나금융의 '트로이 목마'를 자처하면서 외환은행 직원들의 신뢰를 잃은 김한조 행장은 협상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기대했던 하나-외환 통합은행장에도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4대 4 협상단을 꾸리고 조만간 조기통합 관련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측에선 하나금융의 권태균 전무와 김재영 상무, 외환은행의 주재중·오상영 전무가 협상단으로 나선다. 노조 측에서는 김지성 전 노조위원장과 김기철 전 노조위원장, 김태훈 현 노조 부위원장, 전 외환은행 직원이 나선다.
하나금융은 당초 하나은행장·하나은행 노조위원장·외환은행장·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이 대화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후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자진 사퇴하고 하나은행이 김병호 부행장의 대행 체제로 넘어가면서 자연스레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역할론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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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협상 테이블에 김한조 행장의 자리는 마련되지 않았다. 외환은행 노조 측에서 협상단에 김한조 행장이 포함되는 것은 불가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1982년 외환은쟁 지점 행원으로 출발해 32년간 ‘외환맨’으로 근무했으며, 지난 3월 25대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했다. 행원 출신 행장으로서 외환은행 직원들에게는 행장 이전에 선배이며 통합 은행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김 행장이 하나금융의 '트로이 목마'를 자처한 만큼 외환은행의 목소리가 아닌, 하나금융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 자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환은행의 1인자가 아닌, 하나금융 2인자로서의 행보를 걷는 김 행장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한조 행장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석 달간 노조 측에 대화접촉을 위해 20장이 넘는 공문을 보냈다. 김 행장은 수 차례 노조 사무실을 방문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걸음을 돌려야 했다. 김 행장의 갑작스런 방문을 막기 위해 외환은행 노조는 자동출입문을 안에서 열어줘야 열리는 수동식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노조 관계자는 "김한조 행장과 노조가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결국 결정권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쥐고 있고, 김 회장이 이를 틀어버리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 아니냐"며 "노조 입장에선 김정태 회장과 노조위원장의 대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정태 회장이 나서고 난 다음에야 하나금융과 외은 노조의 대화가 급진전됐다. 김 회장은 김근용 노조위원장과 지난달 말 극비리에 1대 1 대화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통합과정 협상단 구성에 동의하고 안건 및 날짜 조율에 들어갔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세론으로는 김 행장이 통합 은행장이 되는 것이지만, 중간에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통합은행장으로서 권위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자칫 김정태 회장의 대리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통합은행장의 유리한 고지에 서 있던 김한조 행장에게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통합은행장 선임과 관련해 함영주, 김병호 부행장 등 앞서 하나은행장에 도전했던 이들의 하마평이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하나-외환 통합 과정에서 김한조 행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평가, 그리고 김한조 행장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는 얘기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며 "외환은행 노조가 협상카드로 '김한조 통합은행장 반대'를 꺼내 들 가능성도 있어 통합은행장의 향방이 점점 더 불확실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 행장, 대화노력 지속 불구 제 목소리 못내
"통합은행장 돼도 영향력 크지 않을 듯"…통합은행장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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