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유찰’ 팬택, 공급재개 문제 등 ‘생존’ 우려 넘지 못했다
입력 14.11.24 09:01|수정 14.11.24 09:01
[Weekly Invest]
본입찰 미뤘으나 참여한 곳 없어…매각자측 24일 향후 계획 논의
이통3사 여전히 단말기 구매 거부…7개월째 국내매출 못 내
단통법 이후 가라앉은 시장…업체별 출고가 인하로 가격싸움도 격화
  • [11월23일 08:3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팬택이 본입찰까지 미루며 인수자를 찾았으나, 매각이 끝내 유찰됐다. 국내시장 공급재개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단말기통신유통법 시행 여파 등이 악재로 작용했다. 회사의 생존여력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마감시한인 21일 오후 3시까지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아무도 입찰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삼정회계법인·서울중앙지방법원·팬택 등 매각자 측 관계자들은 오는 24일 회의를 열고 향후 회사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논의할 방침이다.

    국내시장에 단말기 공급이 재개되지 않은 것이 컸다. 매각자 측은 그동안 국내영업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전제로 팬택의 매각 및 회생계획을 준비해왔다. 국내매출이 일정 정도 뒷받침 돼야 해외진출에 필요한 현금이 창출되고, 해외사업을 확대해야 인수자가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 영업정지 이후, 단말기 구매를 거부하고 있다. 올해(상반기 기준) 팬택의 국내매출은 3589억원으로, 이중 대부분이 4월 이전에 올린 실적이다.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을 느낄만한 상황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자 입장에선 국내매출이 최소 5000억~6000억원이 된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공급재개가 안 되면 (매각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단통법 시행 또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판매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스마트폰 구매 자체가 줄어든 상황인데다, 삼성과 LG가 출고가격을 인하하는 추세다. 이에 팬택은 최근 ‘베가아이언2’와 ‘베가팝업노트’의 출고가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며 가격경쟁에 나서고 있다. 팬택의 생존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인수·합병(M&A)업계 관계자 “공급재개도 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시장 분위기도 안 좋다”며 “인수하더라도 국내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매력요인으로 꼽혀온 기술력과 해외네트워크도 생존에 대한 불확실성을 극복하기엔 부족했다. 팬택은 현재 등록특허 4965건 등 총 1만4573건의 출원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구조조정에도 불구, 연구·개발(R&D) 인력은 전체의 50~60%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네트워크 또한 회사가 2012년 이후 해외사업 비중을 대폭 줄이긴 했으나, 미국·일본법인을 중심으로 한 핵심인력들이 남아있다. 영업에 필요한 여건은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내에서도 일단 매각만 되면 회생이 가능하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팬택은 이번 유찰로 매각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팬택 관계자는 “유찰로 매각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주저했던 곳들이 인수에 뛰어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