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평업계, 수익성 악화에 수수료 체계 개편 나섰다
입력 14.12.22 09:00|수정 14.12.22 09:00
[Weekly Invest]
한기평, 5년만에 수수료 체계 개편…"정기평가 비용 청구할 것"
신종채권 출현·인력 비용 증가…他신평사에도 영향 미칠 지 관심
  • [12월2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증권업계가 내년도 회사채 발행 수요가 줄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신용평가 업계가 수수료 체계 개편에 착수했다. 회사채 사후관리에 대한 수수료를 받겠다고 나선 것이다.

    평가할 채권의 종류는 다양해져 가고, 이를 담당할 인력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의 수익성 악화를 간과할 수 없는 신평업계의 고민이 묻어난다.

  •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은 최근 회사채 신용평가 수수료 체계를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한기평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것은 2010년 1월 이후 5년만이다.

    한기평은 그동안 본평가를 받으면 정기평가 등 회사채 사후관리를 무료로 제공했다. 하지만 앞으로 이에 대해 정기평가 수수료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의 적정성과 사후관리 강화에 대한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라는 게 한기평의 설명이다.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 장기화 추세와 신종자본증권·조건부자본증권 등 다양한 신종채권이 발행되고 있는 시장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회사채 본평가에 대해 연간 누적 발행액을 5000억원 단위로 나눠 받는 수수료 최고 한도를 정하는 방식은 같다. 다만, 1조5000억원을 초과하는 발행에 대해서는 받을 수 있는 수수료 한도를 상향했다.

    김덕 한기평 IS실 팀장은 "다양한 채권을 개별적으로 평가하는 데에 인력 소요가 큰 편이지만, 지금까지는 본평가를 받는 기업이 누적 발행액 한도 안에 있으면 여타의 정기평가 비용을 따로 청구하지 못했다"며 "누적 발행구간을 좀 더 세분화해서 많이 발행하는 기업일수록 부담을 더 하는 방향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다른 신용평가사들도 한기평의 수수료 개편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신규 채권 발행 등으로 투자를 하는 추세가 아닌 데다 만기 채권을 상환하고, 또 채권의 만기가 장기화하면서 발행 횟수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회사채 발행이 과거 대비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신일수 한국신용평가 IS실장은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이 잦아지는 상황에서 정기평가 수수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용평가사 입장에서 긍정적이라고 본다"며 "한신평도 수수료 체계에 대해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황은수 NICE신용평가 IS실장은 "NICE신용평가의 경우 아직 수수료 변경에 대한 공식적인 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