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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본사 송금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사가 이들 외국계 시중은행에 대한 신용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시장 지위는 물론 각종 경영지표에서 국내 지방은행에조차 밀리게 된 만큼 '이름값' 못하는 외국계 은행들을 좀 더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 씨티·SC은행, 지방은행에 시장지위 및 각종 지표 밀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씨티은행과 SC은행에 있어 지방은행은 경쟁 상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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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말 씨티은행과 SC은행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은행계정 총자산 기준 9.1%를 기록했다. 반면 6개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합산 시장점유율은 6.2%에 불과했다. 역전은 2011년에 이뤄져 2014년 9월말에는 지방은행 7.9%, 씨티·SC은행 5.9%로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씨티·SC은행은 자본적정성 외에는 시장지위와 각종 경영지표가 저하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방은행들은 성장성, 수신기반, 수익성의 비교우위 요소를 기반으로 시장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자산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씨티·SC은행은 자산이 감소하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지만 지방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8년말과 2014년 9월말 은행계정 총자산을 비교하면 씨티·SC은행은 17.4% 감소했고, 지방은행은 51.2% 증가했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평가전문위원은 "가계 여신 비중을 크게 늘린 씨티·SC은행은 금융당국의 LTV(총부채상환비율), DTI(담보인정비율) 등 규제 강화,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감소 영향을 받은 반면 기업여신, 특히 중소기업여신에 특화된 지방은행들은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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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에서도 큰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ROA(총자산순이익률)은 지방은행 0.8%, 씨티·SC은행 0.4%로 금융위기 이전 5년 평균보다 격차가 0.1%포인트 늘었다. 특히 올해에는 점포 및 인력 구조조정 확대 영향으로 씨티·SC은행의 ROA가 더욱 하락했다. 비용효율성 측면에서도 자산이 감소 중인 외국계 시중은행은 악화되고 있는 반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가고 있는 지방은행은 개선 추세다.
통상적으로 NIM(순이자마진)은 ROA와 유사한 추이를 보이는데 씨티·SC은행은 NIM이 큰 변화없이 유지되는 반면 ROA는 하락하고 있다.
이혁준 위원은 "씨티·SC은행은 자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판관비가 증가함에 따라 총자산 대비 판관비 비율이 2004년 1.4%에서 2014년 9월말 기준 2.0%로 상승하는 등 비용효율성 지표가 전반적으로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의 경우 대규모 명예퇴직비용이 판관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이 효과를 제외해도 총자산 대비 판관비 비율은 1.6%로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지방은행의 경우 총자산 대비 판관비 비율이 같은 기간 1.6%에서 1.2%로 낮아져 NIM 하락으로 인한 수익창출력 저하를 비용효율성 개선으로 보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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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적정성에선 외국계 은행이 우월한 수준이다. 최근 5년 평균 BIS 자본비율은 씨티·SC은행 14.6%, 지방은행 13.1%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BIS 자본비율은 높은 수치가 좋지만 외국계 은행의 경우 자산이 감소하거나 위험감수(Risk taking)가 과도하게 소극적일 경우에도 그 수치가 높을 수 있다.
이혁준 위원은 "씨티·SC은행의 BIS자본비율은 수치상 우수한 수준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자산 감소가 매우 큰 원인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의 효과적 활용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씨티·SC은행이 최근 3년간 내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점포망이 대폭 축소된 반면 지방은행들은 대형 M&A를 통해 영업네트워크가 보다 강화된 만큼 향후 이러한 경영지표상 차별화가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 글로벌 금융그룹 구조조정 가속화…씨티·SC은행 지위도 약해져
외국계 시중은행이 소속된 그룹 상황이 바뀐 점도 외국계 은행과 지방은행 간 위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씨티그룹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적 악화로 대규모 공적자금이 투입됐고, 최근 일본 등 11개국에서 소매금융사업 철수를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매각할 예정이다. SC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수 실적이 개선됐지만 최근 저하 추세로 전환됐다. 이에 이들 그룹의 국제 신용도는 떨어지거나 하향 추세로 돌아섰다.
씨티은행과 SC은행의 그룹 내 존재감도 낮아지고 있다.
씨티은행이 그룹 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자산 3.0%, 세전이익 2.2% 수준이었지만 2013년에는 자산 2.5%, 세전이익 1.4%로 떨어졌다. 올해도 수익성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세전이익 비중은 더 축소될 전망이다.
SC은행 상황은 더 심각하다. SC그룹 내 SC은행의 비중은 2006년 자산 22.7%, 세전이익 7.3% 수준이었지만 2013년에는 자산 8.2%, 세전이익 4.0%로 크게 줄었다. SC은행의 최근 실적 악화는 SC그룹의 전체 실적을 저하시키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어 위상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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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씨티은행과 SC은행은 배당금 외에 해외용역비 또는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모그룹에 송금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NICE신용평가가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배당금 5094억원, 해외용역비 7541억원 등 1조2365억원을 본사에 송금했다. SC은행은 같은 기간 배당금 3070억원, 경영자문료 6418억원 등 9488억원을 본사에 지급했다.
◇ "씨티·SC은행, 신용등급 재검토 필요"
정리를 하면 영업망과 비은행 사업라인을 감안하면 외국계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간 실적 차별화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그리고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순이익 감소로 그룹 내에서 전략적 중요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씨티은행과 SC은행은 시장점유율 하락, ROA 하락 등 자체적인 경쟁력과 재무지표가 모두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거기에 글로벌 금융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 과거에 비해 속도와 강도가 높아지면서 씨티은행과SC은행의 그룹 내 지위도 큰 변화가 일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씨티은행과 SC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NICE신용평가의 판단이다.
이혁준 평가위원은 "은행의 신용등급을 결정짓는 두 가지 영역인 독자신용등급(자체적인 채무상환능력)과 외부지원가능성(정부 또는 계열의 지원 의지 및 능력) 모두 해당되는 만큼 이를 좀 더 상세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업과 관련된 변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Weekly Invest]
시장지위 및 제반 경영지표서 지방은행에 밀려
"독자 신용등급 및 외부지원 가능성 모두 약화"
시장지위 및 제반 경영지표서 지방은행에 밀려
"독자 신용등급 및 외부지원 가능성 모두 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