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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7일 15:57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스탠다드차타드(SC)의 '전방위' 로비는 한국SC은행의 고배당 계획뿐만 아니라 전임 행장의 취업 선처로까지 이어졌다. 한국의 금융당국 수장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자신이 징계한 리처드 힐 전(前) SC 은행장에 대해 추천 이메일을 썼다. 금융위측은 신위원장의 친분관계에 따른 개인적인 행동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SC의 로비가 조직적으로 얼마나 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는 사례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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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한국SC은행을 정기 검사하는 과정에서 1조1620억원의 배당금을 영국 본사에 송금하려는 계획이 담긴 문서를 확보했다. 그 문서에는 SC그룹 차원에서 한국 정부에 조직적인 로비를 계획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4월 자스팔 빈드라 아시아 CEO 등이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을 만나는 것을 시작으로 5월엔 권태신 한국 SC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이 금융당국 고위층을 비공식적으로 접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6월엔 존 피스 SC그룹 이사회 의장이 한국 국회의원을 접촉하고 7월에는 피터 샌즈 그룹 회장 등이 경제 부총리 등 고위층을 접촉한다는 계획이었다. 피터 샌즈 회장 등 그룹 임원들은 이 일정에 따라 7월 방한해 박근혜 대통령 등 정부 관계자와 만나는 계획을 실행했다.
보고서는 인맥을 통해 언론의 부정적 보도나 감독당국의 제재를 막는데 쓰도록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승수 전 총리를 비롯해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 등 한국 SC은행의 사외이사들을 활용해 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접근하라는 표현들이 들어있었다.
SC 안팎에서는 SC가 전직 관료들을 동원해 전임 행장의 취업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당국 수장에게까지 로비를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제이 칸왈 행장에게 자리를 내 준 리처드 힐 전 한국SC행장은 당초 인도네시아 SC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다. 하지만 한국 금융당국의 징계를 이유로 인도네시아 금융당국이 선임을 거부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런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메일을 통해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장에게 힐 전 행장에 대해 선처를 부탁했다. 신위원장측은 형식적인 이메일이었다고 의미를 축소하고 있으며 별 문제 될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감독을 총괄하는 금융당국 수장이 징계를 내린 은행장을 위해 추천 이메일을 쓰게 되는, 모순적인 상황에 빠지게 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수장으로 하여금 전임 행장의 취업 자리까지 살피게 하는 것만 봐도 SC의 전방위적인 로비가 얼마나 강력한 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 잠시 근무했던 외국인 행장의 취업까지 선처해주는 마당에 한국의 관료들이 관성적으로 관피아 선후배들의 각종 일자리를 얼마나 열심히 챙겨주는지 언급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영국 SC 본사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2010년부터 사외이사직을 맡고 있다. 한국 SC은행에는 금융감독원 여전감독실장, 국제업무국장, 은행감독국장을 역임한 박창섭 부행장이 대관업무 등을 맡고 있다. 박 부행장은 지난 2009년 SC제일펀드서비스 신임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SC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SC은행 사외이사직에도 금융당국에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다수의 관피아 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국무총리 실장(장관급)을 했던 권태신 전 실장이 S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정기홍(금융감독원 부원장), 이광주(한국은행 부총재보), 김세호(건설교통부 차관) 등도 사외이사들이다. SC은행의 전체 사외이사 12명 가운데 7명이 국가기관 경력자 출신이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SC 前 행장 선처 위해 인도네시아 금융수장에게 이메일 보내
SC 관피아 출신 앞세워 정부·국회 상대로 조직적 로비…금융당국 SC 검사에서 관련 사실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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