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 주인공 된 2015 CES…현대차·삼성·LG도 잰걸음
입력 15.01.12 07:00|수정 15.01.12 07:00
[Weekly Invest]
현대차, 웨어러블 기기 활용한 기술 선보여
LG, 자동차부품 그룹 성장동력으로 삼아
"자동차와 IT·신기술 융합 계속 이어질 것"
  • [01월11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지난 6일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선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렸다. 무인항공기 드론·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에서부터 TV·카메라 등 일반 가전제품들이 선을 보였다.

    올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은 단연 자동차였다. 정보통신(IT) 시장을 견인해 온 스마트폰의 기세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자동차는 IT기술의 새로운 수요처로 부상했다.

    전자산업에서 자동차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은 CES 기조연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총 다섯 명의 기조연설자 중 두 명이 완성차 업체 회장이었다. 마크 필즈(Mark Fields)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디터 제체(Dieter Zetsche)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새로운 기술들이 융합된 미래 자동차 모습을 강조했다.

  •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율주행·연료전지 등을 테마로 한 콘셉트카를 발표했다. 도요타는 수소연료전지관련 기술 등 5680개의 특허를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공개한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BMW는 레이저 스캐너를 장착한 전기차를 통해 자동 주차 기술을 선보였다.

    전장 부품업체들의 참가도 늘었다. 올해 자동차 전장 부문 참가 업체는 420여곳으로 집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한 이들 업체의 전시 부스 규모는 약 1만5329㎡로 5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전기차와 스마트카의 판매가 늘어나고 일반 자동차에도 전장 부품 비중이 늘어나면서 전장 부품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효율성 증대와 원가 절감을 위해 모듈화 방식을 늘리고 판매 가치를 키우기 위해 전장 부품 채택을 늘리고 있다.

    국내 대표 기업들도 자동차 기술을 속속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이번 행사에서 연결성, 안전성, 친환경 등을 테마로 총 17종의 관련 신기술을 전시했다. 연결성과 안전성에는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가 쓰였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원격으로 시동을 거는 것부터 운전자 건강상태를 체크해 주행 도중 위험상황이 발생하면 진동으로 알려주는 것도 가능해졌다.

    또한 애플의 카플레이(CarPlay)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두 가지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을 차량용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공용으로 연동시키는 신기술을 적용한 차량을 전시했다.

    현대차는 투싼 수소연료전지차로 친환경 기술도 선보였다.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현대차의 기술력은 글로벌 탑티어 수준으로 꼽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독일 자동차 메이커들과의 콜라보레이션(협업) 했다.

    BMW는 자사 전기차 모델 'i3'의 자동주행 기술을 선보이면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기어S'를 사용했다. BMW는 스마트워치의 버튼을 누르면 멀리 떨어져 있는 자동차를 이용자 앞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아우디는 LG전자의 신형 스마트워치를 소개했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한 손목을 자동차 손잡이에 가까이 가져가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기술이다.

    애플은 CES에 참가하지 않았지만 현대차에 음성인식 기능 시리(Siri)를 연동시켰다. 주행 중 음성 명령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로 '스마트카' 기술 융합 흐름에 동참했다.

    국내 업체 중에선 LG전자가 가장 눈에 띄었다는 평가다. 2013년 자동차부품(VC)사업부를 신설한 LG전자는 제너럴모터스(GM)에 LTE통신 모듈을 공급했고, 최근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스테레오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CES에서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디터 제체 회장과 회동하며 전장 부품 협력 강화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선 LG그룹이 LG전자뿐만 아니라 LG이노텍,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차량용 부품사업을 전사적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CES를 계기로 자동차와 IT·신기술 융합은 국내 자동차업계와 IT업계에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는 최신 기술의 실험장이자 대규모 매출이 가능한 시장"이라며 "특히 IT분야는 자동차와 접목했을 때 시너지가 많이 나기 때문에 자동차와의 기술 융합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