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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월21일 10:1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한진해운·현대상선과 세계 1위 선사 머스크와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머스크가 초대형 선박을 확보해 불황기에도 실적을 끌어올린 반면 국내 대형 선사들은 시황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노선이 아시아-유럽 항로에 집중돼 있어 큰 효과를 못 볼 전망이다. 초대형 선박보다는 선박 개량·용선 방식의 에코쉽 확보 등의 투자를 요구받고 있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운업황이 둔화한 2011년부터 머스크와 한진해운·현대상선 간의 영업이익률 격차가 확대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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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7%를 기록했던 머스크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2.4%로 하락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의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8.0%, 12.0%에서 -7.4%, -5.3%로 급락했다. 2013년에는 격차가 확대돼 머스크와 한진해운·현대상선 간의 영업이익률 차이가 10%포인트 가까이 벌어졌다.
수익성을 가른 건 원가 절감 노력이다.
정혁진 한신평 기업·그룹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머스크는 한 번에 많은 물량을 수송할 수 있는 대형선박을 활용했다"며 "운항 속도를 줄이면서도 기존 수송 수요를 맞춰 연료사용량을 절감하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2008년 대비 2014년 3분기 수송량 단위당 원가는 머스크의 경우 34%가량 감소했으나, 한진해운·현대상선의 경우 감소 폭이 각각 14%·15%에 그쳤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불황기에도 타격을 덜 받는 수익구조를 갖추게 됐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재무여력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초대형 선박 수를 늘린다 해도 두 선사가 취항하는 노선 내 경쟁 심화로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렵다. 수송능력이 향상하는 동시에 가동률 저하·운임하락 등의 영업 리스크가 수반된다.
정혁진 애널리스트는 "한진해운·현대상선은 경쟁 강도가 심한 동서항로에 영업의 90% 이상이 편중돼 있다"라며 "동서항로의 주요 노선 중 하나인 아시아-유럽 항로는 2008년 구주운임동맹(FEFC)이 해체되면서 선사 간 경쟁이 심화됐고,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대형선박에 적합한 항만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최근 인도되고 있는 초대형 선박의 공급도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현대상선은 당분간 시황에 의존한 수익구조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단기 채무 상환에 초점을 맞춘 현 수준의 자구계획과 정부의 지원 하에서는, 노후선매각·비수익노선 정리 등 영업 측면의 구조조정이나 선박 개량·용선 방식의 에코쉽 확보 등 경상적인 수준의 투자가 초대형 선대 확보보다 수익성 개선에 보다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신평 "대형선박 확보한 머스크 불황기에 회복 빠른 수익구조 갖춰"
"한국 선사들 시황 의존도 커"
"한국 선사들 시황 의존도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