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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17일 01:10분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중국의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인수한다.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매각에 관한 협상을 매듭짓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통과하면 중국 자본의 첫 국내 금융회사 인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지난 16일 밤 보고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동양생명 지분 57.5%(619만8907주)를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서(SPA)에 서명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1만6700원이다. 이미 동양생명이 의결한 주당 550원의 배당금은 보고펀드가 받는다. 배당금을 더하면 주당 매각가는 1만7250원이다. 이를 토대로한 거래 가격은 1조679억원이다.
여기에 안방보험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원만하게 이뤄졌다고 판단될 경우 보고펀드에 주당 630원을 더 지급하기로 했다. 보고펀드가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주당 1만7880원, 전체 거래 규모로는 1조1069억원이다.
보고펀드와 함께 동양생명 지분 2.46%(264만4013주)를 보유하고 있는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과 지분 3%를 들고 있는 유안타증권은 이날 보고펀드로부터 동반매각 의향을 접수한 후 동반 매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민주 회장과 유안타증권의 지분까지 더할 경우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경영권 인수를 위해 마련해야할 돈은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안방보험과 협상 개시부터 본계약체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주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거래 진행 사실이 외부에 노출되자 안방보험은 협상 전면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시장을 무대로 보험업 확대를 꾀하고 있고 한국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고려하고 있는 안방보험은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왔다. 이후 매각 논의는 급물살을 탔고 지난 주 매각 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합의를 봤다.
거래 관계자는 "안방보험은 한국을 배워야 하는 대상으로 보고 접근했으며 한국에 대한 익스포져 확대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본 계약 예정일은 지난 15일이었지만 안방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또 다른 기업 인수 등과 맞물려 본계약일이 하루 연기했다. 16일에도 매각 결렬 위기가 있었지만 더 이상 미뤄서는 보고펀드와 안방보험에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해 같은 날 저녁에 전격적으로 본계약을 체결했다.
보고펀드와 펀드투자자(LP)들은 이번 매각에 대해 아쉽지만 비교적 만족할 만한 수준이란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가 매각에 성공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안방보험은 2004년 설립됐으며 중국에서는 생명보험업 8위, 손해보험업 17위 수준이며 민생은행 지분을 보유한 종합금융지주회사이다. 지난해에는 벨기에의 보험사인 피디아(FIDEA)를 인수하기도 했다. 총 자산은 7000억 위안(약 126조원)이며 지난해에는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6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총 자산은 20조4257억원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RBC)은 237.0%로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보고펀드는 2006년 5월부터 2009년까지 계열 해외펀드인 KGF펀드와 함께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 등을 거쳐 4차례 동양생명 지분을 인수했으며, 2011년에는 지분 46.5%와 경영권을 인수했다. 평균 인수단가는 1만5800원 정도이다. 이번 거래의 매각자문은 JP모건, 다이와증권, NH투자증권, 김앤장법률사무소가 맡았으며 안방그룹은 하나대투증권이 자문했다.
보고펀드, 주당 1만6700원에 매각…배당금 및 인센티브 포함시 최대 1만788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