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리바트, 롯데의 하이마트와 달랐다
입력 15.02.23 09:00|수정 15.07.22 10:31
[Weekly Invesst]
리바트, 2년 전보다 영업이익 10배·순이익 8배 증가
'현대' 브랜드 앞세운 영업망 확대…현대家 물량도 안정적 확보
'수익성 저하' 하이마트, 롯데마트 입점비용·대형마트 경영환경 악화에 눈물
  • [02월15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 현대리바트가 현대백화점 편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공격적인 외형확장과 함께 수익도 증대됐다. 국내 가구시장이 대형사 중심으로 재편됐고, ‘현대’ 브랜드를 앞세운 영업망 확대전략을 펼친 것이 도움이 됐다.

    비슷한 시기 롯데에 인수된 하이마트와는 대조적이다. 롯데의 유통망을 활용해 성장을 노렸으나 하이마트의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

  •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매출 6429억원, 영업이익 342억원, 순이익 26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보다 15.9%, 166.7%, 269.7%씩 증가했다. 2012년부터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2년 전보다 영업이익은 약 10배, 순이익은 8배 늘었다.

    국내 가구시장의 변화가 긍정적이었다. 지난 몇 년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가정용·특판용 가구시장에서 중소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그 사이 리바트·한샘·에넥스 등 대형사가 점유율을 높여 지배력 강화했다. 치킨게임의 승자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편입 효과도 누렸다. 현대백화점에 인수된 후, 리바트는 1년 이상을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2013년부터 김화응 대표이사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출신 인사들로 경영진을 꾸렸다. 백화점식(式) 비용관리 매뉴얼을 적용했다. 배송물류·재고관리·사후서비스(A/S) 등 제품 유통과정상 비용을 절감했다.

    공격적으로 영업망 확대에 나선 것은 2013년말부터다. 가정용(B2C) 가구매장 출점이 눈에 띈다. 지난해 신규로 개장한 대리점과 직영점 수만 총 30곳이다. 백화점 매장은 2013년 4곳에서 지난해 20곳으로 늘었다. 거의 모든 현대백화점 지점에 입점했다.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지점 10여곳에도 출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B2C사업 영업망을 늘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갖춰 영업경쟁력이 강화됐다”며 “백화점에 들어가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B2B사업인 사무용·특판용 가구도 효과를 봤다. 모태인 금강목재공업 시절부터 현대가(家)와 관계를 맺고 있으나, M&A 이후 그 관계가 더 견고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현대차·기아차·현대중공업·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을 주고객사로 두고 있다.

    남성현 흥국증권 연구원은 “‘현대’ 브랜드 달고 확실히 영업력이 확대됐다”며 “품질 경쟁력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범현대가로 영업망을 확대하기 좋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출점에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외형확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았다. 비슷한 시기 롯데 품에 안긴 하이마트와는 다른 모습이다.

  • 하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44억원으로 전년보다 21.9%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하락세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2월말 이동우 롯데월드 부사장을 하이마트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오랫동안 하이마트를 이끈 한병희 대표가 물러났다. 대표이사 교체 이후 회사 주가는 1만원 이상 떨어졌다.  

    하이마트는 2013년 하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롯데마트에 입점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디지털전문매장인 ‘디지털파크’ 15곳 전부를 하이마트로 전환했다. 지난해 2분기까지 롯데마트에 입점한 하이마트 점포만 90여곳이다. 하이마트 전체 점포 수의 5분의 1 수준이다. 

    리바트와 달리 영업망 확대효과는 나지 않았다. 매출은 늘었으나 수익성은 떨어졌다. 임차료 등 출점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었다. 대형마트의 영업환경은 민간소비 침체, 강제휴무 확대 등으로 여전히 어려웠다.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입주한 점포들이 기존 로드숍(Road Shop)과 영업구역이 중복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회사는 올해 로드숍 몇 곳을 정리하는 식으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숍인숍 매출도 중복 점포로 부진했고 기존점 부진도 지속됐다”며 “예상보다 가전시장의 부진이 심하고 숍인숍 매출 회복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업인 리바트와 달리 하이마트는 소매업이라는 점도 양사의 실적차이를 설명해주는 요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리바트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판매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리바트몰 등 19곳의 온라인 유통망을 보유했다.

    하이마트는 사실상 오프라인매장이다. 온라인 확장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다른 상품과 마찬가지로 가전제품도 온라인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오프라인 유통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배경이기도 하다. 하이마트가 이런 경영환경들을 얼마나 극복하는지가 수익성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