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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월26일 16:15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보고펀드와 중국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경영권 인수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금융당국이 승인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외국 기업의 중국 금융회사 경영권 인수를 막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동양생명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내주는 건 ‘호혜주의 원칙’에 배치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동양생명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은 향후 중국 자본이 대거 국내 금융회사 인수에 나섰을 때, 이를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고려해야할 점이다. 금융시장 개방과 금융회사의 경영권을 해외에 내주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 매각자측은 "외국 보험사가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데 법적 제재는 전혀 없다"며 승인 지연이나 불발시 한국과 중국간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압박카드까지 꺼내들 기세다.
◇보고펀드 "안방보험 동양생명 대주주 자격 형식 요건 충족"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지분 57.5%를 중국 안방보험그룹(Anbang Group Holdings Co., Limited)에 매각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지난 17일 체결했다. 남은 절차는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과 중국의 정부 승인이다.
양측은 중국 정부의 인수 승인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그룹이 지난 10년간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안방보험그룹의 주요 인사들과 중국 실세와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한국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역시 형식적인 절차이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행 보험업법은 대주주가 외국법인인 경우, 금융투자업에 상당하는 영업을 하고 있거나, 국제신용등급 또는 본국 감독기관이 정하는 재무건전성 충족하고, 최근 3년간 본국 감독기관으로부터 법인 경고 이상의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을 것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인베스트조선 조사 결과 안방보험의 성장배경을 비롯해 중국 보험당국으로부터 제재내용에 대한 것을 찾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안방보험과 이를 대리하고 있는 김앤장법률사무소, 매각자인 보고펀드 등은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낙관하고 있다. 이번 거래 관계자들은 "MBK파트너스가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여 ING생명 한국 법인을 인수했고 외국 보험사들의 국내 진출과 합작 투자, 최근 제2 금융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유연한 대주주 변경 승인 등을 고려했을 때 안방보험그룹이 중국 금융회사라고 해서 동양생명 인수를 금융당국이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제 1원칙 '호혜주의'… 中 금융회사, 인수 못하는 데 韓 열어줄까
형식상 요건은 충족하지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위한 기본 원칙이 맞는 지에 대한 것을 점검해야 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할 경우 중국도 같은 결정을 하겠냐는 점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각나라 금융당국의 제 1원칙은 상호주의, 호혜주의인데, 안방그룹의 동양생명 인수 승인은 이 원칙에서 벗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중국 보험회사를 인수한다고 하면 중국 정부는 승인 해주지 않고 있으며 인수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보험사의 고위임원은 "미국만 해도 대형 은행이나 보험사에 대해서는 외국 회사에 대주주 자격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며 "안방그룹의 동양생명 인수 심사에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까지 고려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국은 까다로운 규제를 붙여 외국 기업들의 보험사 합작과 지분 소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최대 50%로 경영권 행사는 제한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 보험사 가운데 현지 보험사의 경영권을 인수한 전례조차 찾기 어렵다. 지난해 동부화재가 중국 서부를 주 영업지로 하는 안청(安誠)보험 지분 15%를 인수한 적이 있지만 3대 주주일뿐 경영권을 인수한 거래는 아니었다.
매각자측은 동양생명이 국내 8위 생보사로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중국에 팔려도 국내 금융시장에 큰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형만으로 호혜주의 원칙을 판단할 근거는 없다. 과거 제일은행과 외환은행을 경영 부실을 이유로 외국 자본에 넘긴적이 있지만 특수한 경제상황이었다. 동양생명을 같은 잣대로 견주기는 힘들다.
◇ "中 자본 국내 금융회사 인수 허용 시사…은행·증권으로 확대 전망"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허용할 경우 중국 자본에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허용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우리은행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교보생명 컨소시엄이 입찰 불참으로 매각전은 불발로 끝났지만 유효 경쟁이 성립됐을 경우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우리은행이 아닌 안방은행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당시 관계자들은 예상했다.
국내 정서상 공적자금이 들어간 대형 은행 인수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안방보험은 다른 금융회사를 물색했다. 마침 펀드 만기를 넘겨 인수자를 찾고 있는 보고펀드와 접촉을 가진 후 올해 초 본격적인 협상을 통해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이르렀다. 안방보험은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위해 펀드를 해산해야 되는 상황인 보고펀드의 가장 약한 고리를 파고든 셈이다.
계약이 체결된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인수에 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는 매각자인 보고펀드가 안방보험을 대리(?)해 인수 시너지를 비롯해 대주주 적격성에 큰 문제가 없음을 밝히는 상황이다. 보고펀드는 대주주 변경 승인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339억원의 추가 대금을 받을 수 있는 계약까지 맺어놓았다. 딜 관계자들에 따르면 향후 안방보험그룹은 동양생명을 국내 금융회사 인수를 위한 교두보로 삼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동양생명에 대한 대주주 변경 승인은 단순히 동양생명 경영권 교체가 아닌 국내 금융회사의 경영권을 중국 자본에 내주는 시초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안방보험은 비상장회사로 객관적인 정보자체를 알수도 없기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승인과정에서 더욱 엄격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안방보험, 동양생명 인수]①
거래관계자들 '대주주 변경 승인' 낙관…"김앤장, 법적 문제없다"
호혜주의 논란 "中 정부, 자국 금융회사 경영권 인수 불허…우리만 열어줘선 안돼"
인수 승인시 中 자본 한국 금융회사 인수 빗장 열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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