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행장, 신한금융 차기 회장될 수 있을까
입력 15.03.04 07:00|수정 15.03.04 07:00
[Weekly Invest]
조용병 신한은행장 내정자, 임기 2년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기와 같아
"신임 회장 선출 위한 CEO승계프로그램 시작" 평가
신한금융 차기 수장 레이스 본격화
  • [03월02일 18:1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신한금융지주의 차기 수장을 가르기 위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가장 강력한 후보였던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이탈함에 따라 신임 조용병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CEO와 은행의 부행장들을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마련되고 있어서다.

  • 신한은행 차기 행장으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내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조 내정자가 차기 회장 후보로 급부상했다.

    은행권에선 조 내정자의 임기가 2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서진원 전 행장의 경우 임기는 3년이었다. 조용병 행장 내정자의 임기가 서 전 행장보다 1년이 줄어든 데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의 임기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한 회장의 임기는 2017년 3월까지.

    이를 두고, 신한금융지주 회장직을 위한 새로운 CEO승계프로그램이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행장직은 차기 회장의 유력한 후보군이다. 조 행장 내정자의 임기를 2년에 맞췄다는 점은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에 대한 고심이 반영된 대목이기도 하다는 평가다.

    다만 조 행장이 주도권을 잡았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차기 회장 반열에는 올랐지만 '경험치'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앞으로 2년동안 행장으로써 조 내정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아야만 가능하다는 것.

    서 행장의 경우 연임에 성공한 후 3연임까지도 바라보고 있었다. 신한사태로 흔들리는 조직 기반을 다잡고 리딩뱅크로서의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는 점에서 어느정도의 능력 검증은 된 인물이다. 서 행장의 가장 큰 기반은 한동우 회장과의 호흡이 좋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 내정자는 행장으로서 능력을 아직 검증받지 못한데다 주변에 쟁쟁한 경쟁자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 때문에 한동우 회장의 정년퇴임과 자신의 임기가 끝나는 2년동안 확실한 검증과 안팎의 기반을 다져야만 차기 회장을 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 외에 주요 계열사의 사장직도 차기 행장 및 회장직의 유력 후보군이 된다. 연임이 유력한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더불어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그리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으로 선임된 민정기 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이 유력 후보군이 됐다. 그밖에 신한은행 내 2인자로 꼽히는 이동환 부행장, 임영진 부행장 등의 행보도 중요해졌다.

    이들은 대부분 57년생~ 60년생. 차기 신한금융 회장은 이들 연령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KB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경쟁사들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젊은 회장이 탄생할 수 있다.

    한가지 변수는 서 전 행장의 복귀여부이다. 한 회장 역시 공식적으로는 서 전 행장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 한 회장은 서 전 행장이 병환이 나아 돌아오면 "더 큰 일을 맡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앞으로 2년간 신한금융 내 2인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경쟁 판도에는 조용병 행장 내정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인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