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울고 웃는 산업은?
입력 15.03.05 07:00|수정 15.03.05 07:00
항공·해운, 원가절감 통해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 예상
정유·화학, 유가 상승해도 올해 큰 폭의 실적개선 기대 어려워
  • [03월04일 19:2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NICE신용평가는 4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열린 ‘유가하락, 한국경제에 독이 될까? 약이 될까?’란 주제의 포럼에서 "유가급락으로 항공·해운산업은 수혜를, 정유·석유화학산업은 직격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구본욱 NICE신평 연구원은 “유류비는 운송기업의 주요 원가항목”이라며 “유가하락은 비용감소를 통해 운송기업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가하락이 운임 및 수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NICE신평은 항공업은 ▲유가하락시 유류할증료 수입감소로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 ▲국·내외 경기변동 ▲각종 이벤트 요인 등 수요에 미치는 외부변수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를 감안하면 유류할증료를 부과하지 않아도 될만큼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거나, 유가하락에 따른 운임조정이 운송수요를 큰 폭으로 견인해야 국내 항공사들이 의미 있는 실적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은 계약운임이 유가변동에 따라 조정되는 장기계약은 유가하락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봤다. 반면 단기화물 계약의 경우, BDI운임지수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탱커선과 운임조정이 크지 않은 컨테이너선 부문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BDI운임지수가 대폭 떨어진 건화물선은 유가하락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고 봤다.

    정유·석유화학산업은 유가급락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석화업체들의 수익성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향후 전망도 부정적이다. 정유산업은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유가변동 자체가 현금흐름 창출 자체를 동반하지 않기에 수익성 개선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봤다. 현금흐름이 좋아지려면 석화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이 필요한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NICE신평의 평가다.

    노지현 NICE신평 연구원은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 축소에 따른 비정유 부문의 수익성 저하가 동반돼 현금창출력이 약화됐다”며 “2020년까지 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증설이 예정돼 있어 제품 스프레드의 구조적 개선이 어렵다”고 말했다.

    석화산업의 경우, 유가하락이 나프타 가격 하락을 동반해 석화업체들의 원가경쟁력 개선을 이끌었다고 봤다. 다만 ▲중국 석화제품 자급률 상승 추이 ▲2018년 이후 북미 셰일가스 설비 가동 가능성 등으로 불황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NICE신평은 “올해는 재고자산 관련 손실효과가 소멸돼 영업수익성은 지난해보다 개선되겠으나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북미의 투자효과 현실화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국내 석화산업의 불황 장가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