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 재편한 SK, 이젠 지배구조 개편 차례
입력 15.03.25 07:00|수정 15.03.25 07:00
[Invest Chosun]
SKT, SK브로드밴드 100% 자회사 편입…유·무선 및 플랫폼사업 연결 강화할 듯
합병수순 가능성…SK C&C-㈜SK 합병 등 그룹 지배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전망
  • [03월24일 07: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품는다. SK그룹 내 통신사업이 SK텔레콤 아래로 통합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합병을 위한 전조라는 해석과 함께 유·무선 및 플랫폼 사업에 대한 투자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나리오로만 거론돼 온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향후 SK C&C-㈜SK-SK텔레콤으로 이어진 구도에도 변동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로 하면서 그룹 내 통신사업이 SK텔레콤 아래로 모이는 형국이다.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SK플래닛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본사조직을 무선부문과 플랫폼부문으로 이원화한 상태다.

    시장에선 이번 결정으로 유·무선 통신사업과 플랫폼사업의 연결고리가 더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공들이고 있는 Btv 모바일이나 T커머스 등의 사업에서 각사의 협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SK텔레콤을 담당하고 있는 글로리아 취엔(Gloria Tsuen) 애널리스트는 "SK텔레콤이 국내 2위 유선통신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되면 KT와 LG유플러스 등 계열화된 경쟁업체들과 보다 효율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SK브로드밴드가 비상장 자회사가 되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영향을 덜 받게 됐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단기 수익성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전략적 투자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브로드밴드가 상장사다보니 회사의 이익과 주가에도 신경써야 했다”며 “SK텔레콤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투자와 마케팅 모두 공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나, 시장에선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수순이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그룹이 장기적으로 합병을 통해 통신사업 지배구조를 단순화할 것으로 보인다.

  • 동시에 오래 전부터 업계에서 언급돼 온 SK C&C와 ㈜SK의 합병, SK텔레콤의 분할 등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더 빨리 진행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옥상옥(屋上屋)’ 구조인 지주사를 단순화하고, 그 아래 알짜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두는 구조다. 올초 주요 계열사 CEO 교체 후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진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순히 SK텔레콤만의 이슈가 아니고 그룹 차원에서 순차적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조조정 가능성도 언급된다. 최근 SK텔레콤이 특별퇴직 신청자격을 완화하면서, 평소보다 많은 퇴직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도 장기적으로 볼 때, 인력감축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업 전반에 한해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구간에 온 것 같다”며 “SK브로드밴드도 인력을 줄이는 추세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