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진출 '강조' 국내 은행, 너도나도 인도네시아
입력 15.04.30 07:00|수정 15.04.30 07:00
[Invest Chosun]
우리은행 이어 신한은행도 현지 은행 인수
4~5% NIM 기대감에 인도네시아 진출 가속
안정적인 정치 및 금융환경도 긍정적 요인
  • [04월26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국내 시중은행들이 하나 같이 해외 진출을 활로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인도네시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성장성이 높은 나라이면서 다른 인접 국가들에 비해 정치 및 금융환경이 안정적인 면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단기적인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은행들이 속속 인도네시아 진출을 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으로부터 자카르타 소재 뱅크메트로익스프레스(BME) 지분 40% 인수 승인을 얻어냈다. 신한은행은 합병기일까지 1년여의 시간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 내년부터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현지 은행을 인수해 우리소다라은행을 출범시키도 했다.

  • 현지 은행 인수는 현지화 전략의 최선으로 꼽힌다. 현지 고객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 리테일 영업을 강화할 수 있다. 또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예금을 수신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달 비용은 줄이면서 높은 예대마진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보통 해외진출이라고 하면 사무소를 열어 영업 발판을 마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데, 현지 은행을 인수하면 시간을 절감하는 등 리테일 영업에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현지은행 인수는 아니지만, 지난해 인도네시아 통합법인 출범해 현지화 영업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회사 15곳이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너나할것없이 인도네시아 진출을 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다른 해외법인들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국내 은행들은 적게는 2곳, 많게는 10여곳의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 은행이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이는 연평균 순익은 300억~500억원 안팎에 그친다. 이마저도 감소 추세다.

    해외 진출의 중심지로 꼽힌 중국 시장에선 순이자마진(NIM)은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며 2%대로 떨어졌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1~2% 수준에 그친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4~5%대의 NIM을 기대할 수 있다.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시아 국가 중 정치 및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국내 금융당국이 인도네시아 OJK와 양국 금융회사의 상호진출 등을 위한 상호협력 조항 등이 포함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양국 간의 관계도 좋다.

    은행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최근 꾸준한 GDP성장세와 안정적인 금융환경을 보인다는 점에서 해외영업을 하려는 국내 은행들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국내 은행들의 뚜렷한 해외진출 성과가 없는 상태에서 충분한 인프라 구축과 리스크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자칫 커다란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1%대의 초저금리 상황에서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나서는데 현지 기업에 대한 정보와 관계 형성, 금융인력 확보와 인프라 구축, 리스크 관리 등에는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며 "준비 안 된 해외영업 확대는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의 해외진출이 단기적으로 많은 수익을 내진 못하더라도, 장기적인 투자 관점에서 해외영업을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간을 두고 수익성을 기대할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