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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0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금융지주사들이 은행에 이어 카드사에도 위험가중자산 산출식을 표준방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바꾼다. 이로 인해 각 지주사는 최소 수조원의 위험가중자산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젤Ⅲ 추가 규제에 대비해야 하는 지주사 입장에선 자본적정성 관리에 숨통이 트일 수 있게 됐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율적 신용평가를 맡기는 만큼 느슨한 평가로 인해 잠재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은행에 이어 카드사도 내부등급법 도입
금융지주사들은 바젤Ⅲ 적용 과정의 일환으로 위험가중자산 산출식을 내부등급법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내부등급법 적용대상은 금융그룹 내 자산비중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은행과 카드사다. 시중은행 대부분은 지난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했다. 카드사들에 대해선 내년 말까지 내부등급법 전환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위험가중자산 산출법은 대출·채권 등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평가등급을 적용하는 표준방법이다. 반면 내부등급법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 내부 모형이다. 내부등급법을 택한 은행들이 기업 및 가계 대출·채권에 대해 평가하는 위험가중치는 표준방법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대체적으로 낮다.
카드사들이 위험가중자산 산출식을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할 경우, 각 금융지주사는 최소 5조~10조원 이상의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바젤Ⅲ 도입으로 자본적정성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금융지주사로서는 BIS(국제결제기준)비율의 적정성 관리에 한 숨 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 내부등급법 전환에 금융지주사 자산구성도 변화
다만 지분증권 등 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까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주식에 대한 위험가중치는 300~400%수준이다. 대출·채권 자산 비중이 절대적인 은행들이 내부등급법을 택하는 이유다. 최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의 SOHO대출 자산에 대한 산출식을 표준방법에서 내부등급법으로 변경하면서 1분기 위험가중자산 7000억원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내부등급법은 은행·카드사의 자산 구성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은행들은 보유한 소수의 기업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라 평가손실이 지속하거나, 향후 업황 전망이 어두운 기업들의 지분 매각은 물론 시중은행들이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지분의 상당부분을 매각하는 데 합의한 것도 같은 이유다. 향후 2~3년간 카드사들의 기업 지분 매각도 활발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부등급법 전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지주사들이 자칫 느슨한 평가로 은행, 카드사의 잠재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정등급 이상으로 평가된 기업의 부도율이 올라가면 고스란히 계열사들의 자본손실로 이어진다"며 "자율성과 더불어 신용평가 실패에 대한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 책임에 대한 부분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Invest Chosun]
카드사 내부등급에 위험가중자산 대폭 축소
지주사 자산구성도 변화…"느슨한 평가로 잠재부실 가능성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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