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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17일 12: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지분증권을 두고 보험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보험사 보유 지분증권의 위험계수를 상향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지급여력비율(RBC) 관리를 해야 하는 보험업계 입장에선 기업, 특히 계열사 지분증권이 '계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금융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보험사가 보유한 지분증권에 적용하는 위험계수 상향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작년 말 바젤위원회에 표준모형 신용리스크 위험가중치 상향에 대한 초안이 올라가 올해 3월 신용리스크 공개협의까지 마친 상황이다.
바젤위원회가 은행 표준모형에서 적용하는 신용리스크 위험가중치를 기존보다 강화할 경우 금융당국은 국내 보험사의 지분증권 등 위험계수 상향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표준모형' 기준 위험가중치와 보험사의 요구자본에 적용하는 위험계수의 형평성을 맞춰왔다. 업권 간 규제차익을 줄이고, 공정거래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바젤위원회의 결정을 앞두고, 보험업권은 긴장하고 있다.
바젤위원회에서 내놓은 신용위험 상향 안에는 지분증권 등에 대한 신용위험 가중치를 기존보다 3~4배 높인 300~400%로 조정하는 안건이 포함됐다. 이 건이 통과하면 보험사들도 지분증권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현재 8~12%에서 12~16%수준으로 상향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젤위원회는 지분증권 등에 대한 신용위험계수에 대한 조정사항을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는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건이 통과되면 최소 2~3년의 유예기간을 갖게 된다.
올해 연결 RBC 제도가 도입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보험사들의 지분투자는 한층 신중해질 전망이다.
현행법상 보험사가 15%이상 지분을 투자하는 경우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자회사로 분류된다. 자회사가 부실할 경우 모회사인 보험사의 RBC비율에 영향을 미쳐 자본확충 부담 요인이 된다. 최근 수년간 적자상태를 이어온 온라인 보험사 및 해외 자회사들이 모(母)보험사의 계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보험사들의 경우 유가증권 보유한도 기준을 시가로 평가하는 보험업법 개정안도 관심 사항이다. 현재 법안 심사에 들어간 보험개정안은 보험회사가 대주주나 계열사의 주식 등 유가증권 보유한도 기준인 취득원가를 시장가격인 공정가액으로 변경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등 타업종에서는 대부분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형 보험사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된다. 삼성생명 등은 유가증권 보유 한도기준(3%)을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 등 수조원에 달하는 계열사 주식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분증권에 대한 기준 강화를 두고 금융당국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시각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규제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규제가 까다로워지는 보험사들의 기준까지 강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살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Invest Chosun]금융당국, 보험사 지분증권 위험계수 상향 가능성 암시
연결 RBC도입 부담에 지분투자 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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