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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월 19일 08:51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을 대비해 대기업 여신을 줄이고 있다. 흔치 않은 상황인만큼 경쟁사들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어느 기업의 여신을 줄일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선 KB·NH 등 몇몇 은행이 해당 기업들을 잡기 위한 영업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1년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대기업 대출규모는 3조원 이상 줄었다. 두 은행이 주채권은행인 현대차그룹(외환은행)과 SK그룹(하나은행)에 대한 대출금이 각각 9500억원, 8500억원가량 줄어드는 등 주요 그룹사들에 대한 대출금도 적지 않게 줄어들었다.
은행이 단기간에 이 정도로 대기업 여신을 줄이는 것은 드문 사례다. 업계에선 두 은행이 향후 합병에 대비해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은행법상 대기업 대출시 동일인 여신을 개별은행 자기자본의 25%로 제한한다. 한도를 어기면 초과 여신 금액의 10%를 과징금으로 물게 된다.
이런 정황상 앞으로도 두 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더 줄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환은행이 전통적으로 기업금융에 강했다는 점에서, 하나은행보다 더 많이 줄일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 “통합 이후를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조정”이라며 “(대기업 대출이) 상대적으로 이익은 적게 나고 위험도가 큰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대출은 중소기업 대출에 비해 금리가 0.5%가량 낮다. 다만 규모 자체가 크고 해당 기업 직원들의 급여·퇴직금 계좌 개설, 외환거래, 무역금융 등을 통해 부수적인 수익을 올릴 기회도 있다. 이자 마진 이상의 매력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 여러 계열사들을 거느린 그룹사일 경우 이런 장점들이 더욱 부각된다. 하나·외환은행은 현대차그룹과 SK그룹 외에도 GS그룹·현대중공업그룹·세아그룹에 주채권은행으로서 여신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선 두 은행의 여신이 줄어든 대기업들이 다른 은행을 통해 대출을 받을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최근 기준금리 하락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좋아지긴 했으나, 이를 감안해도 은행대출 수요는 꾸준히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크다.
한 시중은행 기업영업 담당자는 “원화대출은 회사채 등으로 대체할 수 있겠지만 수출입과 관련된 유산스(usance) 등은 은행을 통해 할 수밖에 없다”며 “좋은 기업이라면 (은행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몇몇 은행들이 현재 상황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대기업 여신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민은행과 최근 공격적으로 기업여신을 늘리는 농협은행이 주로 언급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하나·외환은행의 대기업 여신이 줄어드는 추이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다만 대기업들은 현금이 풍부하고, 최근 회사채 발행여건도 좋아 은행대출을 이어갈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성동조선해양 추가지원 등으로 골머리를 앓으면서, 내부적으로 자산건전성을 더욱 중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여신이 늘어난 기업들도 대부분 신용등급 A급 이상의 우량기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우량기업에 한해서만 적극적인 영업을 펼치는 중”이라며 “어떤 기업의 여신인지에 따라 전략을 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Invest Chosun]
1년새 3조원 이상 줄어…합병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
현대차·SK 등 우량 그룹사가 주고객…KB·NH 등 영업 펼칠 가능성
1년새 3조원 이상 줄어…합병 대비한 포트폴리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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