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회복세 보인 석화업계, 이제는 현금창출능력 필요"
입력 15.07.02 07:00|수정 15.07.02 07:00
[Invest Chosun]
유가 안정에 제품 스프레드 개선…수익 늘고 차입부담 줄어
신용도엔 긍정적 변화 없어…14개사 중 6곳 등급 및 전망 하향조정
지속적인 현금창출 통해 재무부담 줄일 수 있을지가 중요해져
  • [06월30일 15:48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지난해 실적악화로 고전한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올 1분기부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저유가 기조로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가 개선되는 등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유지된 덕이 컸다.

    이와 같은 흐름이 아직은 업체별 신용도에까지 영향을 주지는 못한 모습이다.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가능성이 있고, 대규모 투자로 재무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능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들어 국내 석화업체들의 수익성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업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마진율이 상승했다. 잉여현금흐름(FCF) 또한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월부터 원유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지난해말 발생한 래깅효과가 빠르게 소멸됐다. 반대로 주요제품들의 스프레드가 대폭 개선됐다. 몇몇 업체들의 정기보수 및 중국 파라자일렌(PX) 생산공장 폭발사고 등 일회성 요인들도 국내업체들의 수급상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 차입 부담은 줄었다. LG화학·롯데케미칼·SK종합화학 등 업스트림 6개사의 합산 순차입금 규모는 올초 6조8000억원에서 1분기말 4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화케미칼·금호석유화학·삼성정밀화학 등 다운스트림 7개사의 순차입금 규모 또한 1000억원 줄었다.

    빠른 수익성 회복에도 시장의 시각은 아직 보수적이다. NICE신용평가는 올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국내 석화업체 14개사 중 5개사(한화케미칼·한화토탈·OCI·삼성정밀화학·이수화학)의 신용등급을 내렸다. 롯데케미칼의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솔케미칼만이 신용도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지만 투자계획상 현금흐름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케미칼은 2019년까지 약 2조90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NICE신평은 회사의 연결기준 EBITDA마진율이 7% 밑으로 떨어지거나 순차입금 대비 손익현금흐름이 1배를 넘어서면,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회사가 수익성을 개선시켜 지속적으로 잉여현금을 창출하면 신용도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5개사도 마찬가지로 향후 잉여현금 창출 및 차입부담 경감 여부를 중점적으로 지켜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상반기 좋은 흐름을 보였던 업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진다고 낙관하기도 쉽지 않다. NICE신평은 중국과 북미의 증설투자 등이 향후 공급상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정기보수나 폭발사고 같은 일시적 요인의 영향도 있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중기 NICE신평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경기 회복이 지속될지에 대해선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업황 측면에선 중국의 증설 및 수입물량 추이를, 개별기업 관점에선 현금수익성과 신증설 투자에 따른 재무안정성 변화 등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