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시내면세점 발표 임박…후보업체들 재무부담은?
입력 15.07.07 07:00|수정 15.07.07 07:00
[Invest Chosun]
수천억대 투자계획 발표…외부 자금조달 필요한 업체多
면세업 전망 엇갈려…대규모 투자 따른 유동성 대응력 점검 필요
  • [07월05일 09:00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서울 시내면세점 업체 선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은 수천억원의 투자계획을 밝히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면세업 특성상 시황 변동성과 초기 투자비용은 부담 요소이다. 각 후보업체의 재무적 여력이 충분한 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에 신규 할당된 시내면세점 특허는 2개로 국내 주요 유통관련 업체 7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10일쯤 그 결과가 발표된다. 현재 국내 면세점 시장은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두 곳이 8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 6곳 중에서 롯데면세점이 3개점(본점·월드타워점·코엑스점), 신라면세점이 1곳(서울점)을 운영 중이다. 관세청이 이미 진출한 업체에도 입찰을 제한하지 않아 두 업체 모두 입찰 신청서를 제출했다.

  • 투자규모를 밝힌 업체(호텔신라·현대백화점·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SK네트웍스)의 평균 투자금액은 3125억원이다. 이들 업체 평균 수준에서 투자가 진행된다면 호텔롯데는 내부 현금성자산(2015년1분기 기준 2105억원)만으로 충당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외부 차입이 필요할 수 있다. 호텔롯데는 구체적인 신규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롯데와 신라 역시 투자계획과 차입규모 등을 감안하면 추가 특허 사업자로 선정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말 연결기준 자기자본비율 66.60%, 유동비율 95.37%, 부채비율 50.15%를 기록했다. 관세청이 재무건전성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지표로는 경쟁사 대비 우수한 수준이다. 신용등급도 'AA+'로 우수하다. 올해 1분기 기준 총차입금 규모가 2조8355억원에 이르는 점은 향후 특허선정 이후 재무부담이 이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라면세점을 보유한 호텔신라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성자산 90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말 2000억원이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했지만 국내 시설투자·디패스(DFASS) 지분인수·신라스테이 추가출자 등 투자로 가용 현금이 줄었다.

  • 호텔신라가 올해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신규 면세점에 투자하기로 한 금액은 총 3500억원이다. 지분율(50%)을 고려할 경우 호텔신라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그 절반 수준이다. 투자규모가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를 초과하는만큼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호텔신라의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161.30%)과 자기자본비율(38.27%)은 경쟁사 평균보다 낮은 편이다. 총차입금 규모는 올해 1분기말 기준 6000억원 수준이다

    한 신용평가사 유통업 담당 연구원은 "호텔롯데와 호텔신라 모두 우수한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어 자금조달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총차입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이랜드리테일·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역시 신규 투자에 대한 재무부담을 피하기 어렵다. 신세계와 이랜드리테일의 1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 규모는 2조5000억원대에 이르고,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5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는 구체적인 투자규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타(他) 업체 대비 최고 수준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과 2000억원대 현금성자산을 고려할 경우 역시 외부 자금조달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총차입금 규모와 유동비율(49.64%)을 고려할 경우 경쟁사 대비 재무구조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랜드리테일은 유일하게 B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3061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업체 평균 수준으로 투자가 진행되면 내부 현금으로 재원 조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관세청이 평가항목으로 제시한 자기자본비율(2014년말 기준 27.68%)·유동비율(35.61%)·부채비율(261.30%) 지표는 모두 최하위권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총 2000억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투자금액 대비 가용 현금성자산 규모가 작아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 총차입금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신용등급(A-)이 타 업체 대비 낮아 대규모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K네트웍스와 현대백화점은 입찰업체 중 실탄이 넉넉한 편이다.

    총 5500억원대 투자규모를 밝힌 SK네트웍스는 1분기 기준 현금성자산 1조152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단기적 투자재원 마련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재무 지표에서는 최하위 수준의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말 연결기준 자기자본비율이 29.61%인데 반해 부채비율은 237.72%에 이른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1500억원대 투자계획을 밝혔다. 현금성자산은 3689억원에 이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신규 면세점 투자는 무차입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현대백화점은 전반적인 재무지표는 우수하다. 다만 유동비율이 56.99%로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다.

    향후 면세점 업황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지금까지는 매년 고속성장이 이어졌고, 이에 따라 대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과거 대비 성장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시각도 많아졌다.

    지난해 중국 전체 관광객 수는 4410만명(인구 대비 3.2%)이고, 이중 한국 방문 중국인은 전체의 13.9%로 비중이 가장 크다. 김태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인의 생활 수준 향상에 의한 해외여행 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며 향후 국내 면세점 업체들의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신용평가사 평가전문위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면세업은 업황 변동성 커서 향후에도 고속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신규 특허 업체 선정 이후 ▲투자규모와 재원 조달방법 ▲향후 면세업 전망 및 수익성 전망 등을 면밀히 분석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