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 출범 1달, 인수효과는 여전히 물음표
입력 15.08.06 07:00|수정 15.08.17 07:01
보험업계 "금융지주사의 손보 인수, 방카슈랑스 활용 미미"
KB금융, 지분 추가 매입에 유상증자 검토까지 ...자금 수혈 부담'
  • KB금융의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효과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 'KB' 이름을 달고 새 출발한지 한달 남짓 됐지만 이렇다할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여전하다.

    핵심은 "은행이 손해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활용할 방안이 적다"는 점이다.

    손보사 상품군은 ▲자동차보험 ▲장기보험 ▲일반보험으로 나뉘는데, KB손보의 경우 매출액 비중이 각 분야별로 각각 20%, 70%,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보험은 실적 자체가 부진하고,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 자체가 금지돼 있다.

    장기보험은 방카슈랑스 활용이 가능해도 판매 실적이 미미하다.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다는 이른바 '25%룰' 때문이다. 오히려 수출입 관련 보험, 화재보험 등 기업들이 가입하는 일반보험의 물량이 이 25%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LIG손보 브랜드로 있을 때보다 타 경쟁은행들의 방카슈랑스 취급률이 저조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결국 KB손보를 인수해본들 방카슈랑스를 통한 이익 창출은 잘해야 '현상유지'고, 기존 대비 마이너스가 될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KB생명보험이 은행상품에 가까운 연금상품을 방카슈랑스를 통해 취급함으로써, 그룹 시너지를 누린 것과는 비교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험치'로 봤을 때, 한 그룹 내에 있더라도 생보와 손보사는 경쟁사에 가깝다"며 "한 그룹이더라도 생보와 손보가 시너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교차판매에 대한 효과도 적을 전망이다. 보험업계에 교차판매가 허용된 지 7~8년이 지났지만 교차판매를 통한 이익 확대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지주가 KB손보에 기울여야 할 노력과 자금부담은 여전하다.

    일단 KB금융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규정에 따라 KB손보 나머지 지분 10% 추가 인수에도 나서야 한다. 인수금액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KB의 '이중레버리지비율' 축소 현상이 다시 발생한다.

    동시에 KB금융지주는 KB손보의 RBC(지급여력비율)200%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유상증자도 검토해야 한다.

    현재 KB손보의 3월 말 기준 RBC(지급여력비율)는 181.2%수준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공기업 및 대기업 입찰에서 RBC 200%를 넘어야 입찰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KB손보는 이익창출을 위해 자금지원이 절실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사가 생보사 인수가 아닌 손보사 인수를 한 것은 KB가 첫 사례"라며 "타 경쟁 금융지주사가 손보사를 가져가지 않았던 것은 시너지가 없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 이라고 평가했다.

    KB금융은 여전히 "사업다각화 및 이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고 KB손보와 KB생명도 장기적 관점에서 정보 공유 및 교차판매, 통합상품 판매 등으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