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호텔롯데 상장ㆍ그룹 지주사 전환 추진"
입력 15.08.11 12:20|수정 15.08.11 13:06
11일 대국민 사과문서 경영투명성 강화 방안 발표
상장 작년부터 검토…구체적인 시기는 이사회 거쳐 결정
연말까지 순환출자 대부분 해소…지주사 전환 7조 소요
  • 호텔롯데가 이사회를 거쳐 가까운 시기에 상장을 추진한다.  또 롯데그룹은 올 연말까지 계열사간 순환출자 대다수를 해소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실시한다.

    11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호텔롯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최근 경영권 승계 분쟁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 신 회장은 사과문을 통해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사 지분 비율을 축소하고 주주구성이 다양해 질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또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른 시일 내 시행하겠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신 회장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TFT를 출범시키겠다"고도 밝혔다.

    논란이 된 텔롯데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 그는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이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롯데호텔에 공동투자했다"라며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해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라고 밝혔다.

    신격호 총괄회장 및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타협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언제든지 대화할 의향이 있지만, 경영부분에 대한 대화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계열사 사업의 안전성 등을 생각하면 경영과 가족 문제는 별개"라고 대답했다.

    다음은 신동빈 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전문 및 일문일답

    [대국민 사과문]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롯데그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게 항상 함께해주시고 사랑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최근 불미스러운 사태로 많은 심려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롯데에 대해 여러분께서 느끼신 실망과 우려는 모두 제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사태는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입니다.

    오늘 이후 국민 여러분과 정부, 그리고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 여러분께서 우려하시는 점을 과감하게 개혁하고 바꿔 나가겠습니다.

    첫째, 롯데호텔에 대해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겁니다.

    주주 구성이 다양해 질 수 있도록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종합적으로 개선 방법을 강구하겠습니다.

    둘째, 순환출자를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 조치를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겠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순환출자의 80% 이상을 연말까지 해소 시킬 겁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그룹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 하겠습니다.

    지주회사 전환에는 금융계열사 처리 같은 어려움이 있고 대략 7조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롯데그룹 순수익 2~3년치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 됩니다. 그러나 현 상황을 깊이 고민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그룹 내에 지배구조 개선 TFT를 출범시키겠습니다. 기업문화 개선위원회도 설치해 보다 구체적인 조치를 시행 하겠습니다.

    롯데그룹은 지배구조 개선, 경영투명성 강화와 더불어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정책을 꾸준히 시행할 겁니다. 또한 사회공헌과 사회적책임 프로그램도 확대해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이 롯데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부분을 직접 설명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롯데는 우리나라 기업입니다.

    1967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설립된 한국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께서 일본에서 번 수익을 고국에 투자 하겠다는 일념으로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한국에서 발생한 수익은 지속적으로 한국 롯데에 재투자하셨습니다. 현재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직원수나 매출규모에서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우리나라 5대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한국 롯데는 기업공개를 통해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습니다. 국내에 상장된 8개 계열회사 매출액이 그룹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고있는 한국 기업입니다.

    이번 일을 통해 아버님께서 조국에서 평생 쌓아오신 명성과 창업정신이 훼손된 것에 대해 자식으로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롯데호텔의 주요 주주인 L투자회사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한국 롯데그룹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80개 계열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롯데호텔은 1972년부터 완공할 때까지 10억 달러라는 대규모 자금을투자해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그 당시 돈으로도 막대한 투자 자금을 한 개 회사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아버님께서 설립하신 일본 롯데제과를 포함한 다수의 일본 롯데 계열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이 회사들은 오랜 기간 롯데호텔의 주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다 투자 대상기업인 한국의 롯데호텔이 급격히 성장했고 2000년대 접어들어 투자기업인 일본 롯데제과 등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했습니다. 이때 분할된 투자부문에서 남은 법인들이 오늘의 L투자회사입니다.

    롯데호텔은 2005년이 되어서야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호텔을 포함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일본롯데에 대한 배당금은 한국 롯데 전체 영업이익의 1.1%에 불과합니다.

    롯데호텔은 국부가 일본으로 유출된 창구가 아닙니다. 아버님의 뜻에 따라 일본 롯데 회사들이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투자창구 역할을 성실히해왔습니다

    저는 그 동안 롯데를 선진화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전문경영인 대표이사들이 계열사를 경영하게 하고 사외이사를 확대해 왔습니다.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민 여러분께서 지적해 주신 문제점을 듣고, 롯데를 과감하게 개혁해 지배구조와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고자 합니다.

    개혁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롯데로 거듭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주주, 협력업체와 정부 관계자 등 이해관계자 여러분 모두에게 다시 한번머리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는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울러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서비스산업이 제2경제 도약의 핵심인 만큼 롯데도 이 분야 강점을 최대한 발휘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립니다.

    [일문일답]

    - 호텔롯데의 상장시기는?.

    ▲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작년부터 검토해온 바 있다. 시점은 이사회,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문제라 제가 언제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반(反) 롯데 정서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가

    ▲ 앞으로 좀 더 투명성 경영을 하고 지배구조 간소화, 순환투자 해소 등 그런 부분에 많은 노력을 해나가겠다.

    - 한·일 통합경영에 대한 생각은

    ▲ 한국롯데와 일본롯데는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시장에서 많이 협력해왔다. 시너지도 많다. 2개 회사의 매출은 약 2조5천억 정도로 비슷하고, 세계 제과 시장에서 순위는 30위 정도다. 두 회사 합쳐서 생각하면 5조원으로, 세계 제과업계에서 7위 또는 8위 정도 순위가 된다. 세계에서 승부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좋은 기회다. 그러므로 2개 회사를 완전히 분리해서 협력 관계를 없애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그것은 나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

    - 아버지, 형과 타협할 생각이 있나.

    ▲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선 언제든지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경영권에 대해선 별도라고 생각한다. 그룹에서 13만명 정도가 우리나라에서 근무하고, 세계적으로는 18만명이 근무한다. 사업에 대한 안정성도 좀 생각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경영과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

    -아버님(신격호 총괄회장) 의중은 무엇이라 보는지

    ▲ 저는 아버님을 존경하고 있다.

    - 일본롯데홀딩스, L투자회사의 지배관계는

    ▲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식은 3분의 1 정도가 광윤사, 3분의 1 정도는 우리사주협회,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임원들이 콘트롤할 수 있는 자회사 등에서 가지고 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일본롯데홀딩스에 대해 1.4%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아버님 뜻은 기본적으로는 임직원의 주식을 갖고 경영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