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구글 파트너십, 더 단단해질까
입력 15.08.19 07:00|수정 15.08.19 07:00
2012년부터 LG전자-구글 스마트폰·TV 분야에서 협력
합작사업, 두 회사 이해관계에 부합한다는 평가
  • 지난달 구글의 LG전자 인수설이 불거지자 시장은 요동쳤다. 당시 LG전자 주가는 장중 14% 이상 급등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진위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이 일은 LG전자가 적극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마감됐다.

    그럼에도 LG전자와 구글의 관계 진척에 대한 관심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LG전자에 정통한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양사가 초기단계 합작사업 형식으로 스마트폰, TV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해 왔다”며 “최근 LG전자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글에 현 수준 이상의 협력관계를 요청했다는 말들이 회사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향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구글이 스마트 TV 플랫폼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접촉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돌기도 했다”며 “특히 LG전자와 구글의 합작사업은 이렇다 할 걸림돌이 없어 충분히 추진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1분기 478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올해 2분기 2440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주력인 TV와 스마트폰 부문 모두 부진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모바일 부문 2억원의 영업이익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며 “G4출시가 이뤄진 2분기 실적이라곤 믿기 어려운 수치다”라고 말했다.

  • 신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부품 사업도 본궤도에 오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회사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2년 이상의 시간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은 다가올 사물인터넷(IoT) 시대에 맞춰 세트업체와의 파트너십 확대가 요구된다. 중국업체들이 성장하긴 했지만, 브랜드 파워나 기술력 면에선 아직까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삼성전자와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자사 플랫폼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없지만, 구글로선 삼성전자의 이런 시도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러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LG전자와 구글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오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자체 플랫폼이 없다는 면에서 양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다”며 “IoT 시대를 대비해 합작사업, 지분 거래 등 현 수준이상의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양사가 초기 합작사업 형식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이 있다는 것은 합작사업 기대감에 무게를 실어준다. LG전자는 구글 레퍼런스폰이라 불리는 넥서스를 생산해왔다. 2012년부터는 TV사업에서도 손을 잡았다. 10월 출시를 앞둔 안드로이드 페이를 탑재할 신형 넥서스폰도 LG전자가 생산을 맡았다.

    현재로선 마음이 급한 쪽은 LG전자다.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구글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중국업체들과의 차별화 된 경쟁력을 가져가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구글과의 관계 다지기는 더욱 절실할 수밖에 없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어려운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기대심리와 맞물려 구글과의 합작 가능성이 계속해서 언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LG전자로서도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구글과의 더욱 긴밀한 협력관계가 요구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