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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 잇따라 강등되며 두 회사 모두 B급 신용등급을 갖게 됐다. '국적 항공사'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다.
이에 대해 두 항공사는 낙관적인 입장이다. 자금 동원 여력이 충분하다거나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등급 하향 여파는 만만치 않다. 저가항공사와 외국계 항공사 사이에서 '국적 항공사'의 위상도 위태롭다는 평가다.
◇ B급 기업 됐는데…낙관적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이달 들어 국적 항공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대한항공은 A등급 지위를 상실했고, BBB+등급을 갖고 있던 아시아나항공도 BBB로 한 단계 더 떨어졌다.
대한항공의 경우 당장 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 제출이 당초 계획했던 지난주에서 19일로 미뤄졌다. 대한항공의 등급 하향은 계열사인 ㈜한진의 회사채 발행에도 제동을 걸었다.
그럼에도 두 회사는 큰 불안감을 표출하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은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이 안되더라도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원이나 보유토지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동원할 여력이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메르스 종식에 따른 수요회복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유류비 감소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조급함을 보이지 않았다.
◇ 시장은 '불안'…"과도한 항공기 투자 피해야"
하지만 회사가 생각하는 것만큼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게 관련업계와 시장참여자들의 지적이다.
두 항공사는 국적 항공사로서의 시장 지배력이 약해지고 있다. 저가항공사·외항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두 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하락 중이다.
2011년 31.9%였던 대한항공의 국내 항공시장 국제선 여객부문 점유율은 2013년 30%대가 깨지며 올해 6월말 23.9%로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도 2011년 25%에서 올 6월말 20.1%로 하락했다. 반면 막강한 자금력으로 국내에 진출한 중동·중국 항공사 등 외국계 항공사들의 점유율은 지난해 40%를 돌파한 이후 올 상반기에 41.3%로 상승했다.
항공사들은 불리한 환경을 타개하고자 항공기를 대거 투입하는 물량공세로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총 160여 대의 중·소형 항공기를 도입한다. 아시아나항공도 2013년부터 2025년까지 총 60여대의 항공기 도입계획을 세웠다. 항공사들은 "기재효율성 때문에 항공기에 투자해야 한다"고 하지만 투자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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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는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대략 2조원이 조금 넘는 상황에서 이자비용만 3000억~4000억원씩 내는데 투자계획을 2조5000억~3조원을 잡았다"라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평가절하 같은 외부변수로 인해 승객 수요가 뒷받침해줄 지도 불투명하다.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떠받칠 수요확보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신용등급을 결정짓는 잣대인 총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외에도 사업안정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등급 변동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증자, 자산매각과 같은 구조조정도 거세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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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8월 23일 07:00 게재]
대한항공 BBB+·아시아나 BBB로 등급하향
두 항공사 "자금조달·실적개선 문제없다"
시장은 과도한 항공기 투자 등에 '불안'
두 항공사 "자금조달·실적개선 문제없다"
시장은 과도한 항공기 투자 등에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