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홈플러스 2년간 1조원 투자' 의미는…
입력 15.09.09 08:59|수정 15.09.14 11:45
온라인·신선식품 및 간편식 대응 강화·매장 편의시설 확대 계획
  •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가치(Value)를 끌어올리기 위해 3개 분야에 집중 투자한다. 2년간 총 1조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업계 1위 이마트를 추격하고, 3위 롯데마트와의 격차는 넓히는 한편, 매각 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환 차원이다.

    먼저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해 오픈마켓, 쿠팡·티몬·위메프 등 모바일커머스 업체들과도 본격적인 경쟁을 펼칠 계획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8일 "매년 5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 부분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선 물류 투자가 필요하다. 경쟁사인 이마트는 온라인 강화를 위해 물류센터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올해 용인시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완공했으며 2020년까지 총 6곳의 온라인 몰을 완공할 예정이다.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 오카도(Ocado)가 성공할 수 있던 배경 중에 하나가  물류센터와 물류효율화였다. 홈플러스 인수에 MBK파트너스와 함께하는 테마섹은 물류센터 투자 경험이 많고 국내 물류센터에도 투자하고 있다.

    두번째는 신선식품 및 간편식 상품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관계자는 "저가에 신선식품을 제공하고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는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과 맛을 앞세운 간편식품 시장은 1인 가구, 맞벌이 증가 등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마트의 간편식품' 피코크(PeacocK)는 지난해 8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홈플러스는 간편식품 부분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단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는 국내 2위 대형마트 사업자로 140곳의 대형마트, 375곳의 슈퍼마켓, 327곳의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어 하드웨어 경쟁력은 갖추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형마트 내 편의시설과 서비스 강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가 경쟁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판단했다. 소비자들의 매장 내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을 늘려 구매 확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는 것.

    다만 MBK파트너스의 이같은 계획이 홈플러스의 기업가치를 어느 수준까지 올릴 지는 미지수다. 이미 다른 유통기업들이 대부분 펼치고 있는 전략이고,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MBK파트너스의 계획이 홈플러스하면 소비자들에게 떠올리는 뚜렷한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 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신세계의 이마트는 먹거리, 이마트트레이더스, 롯데마트는 하이마트, 유니클로 등을 결합한 원스톱쇼핑 등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홈플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별다른 특색이 없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1조원 투자 계획에 특별히 새로운 내용은 없는 듯 하다"며 "2년간 1조원 투자도 큰 규모가 아니다"고 말했다.

  • MBK파트너스가 밝힌 2년간 1조원 투자는 테스코가 홈플러스 매각을 준비하면서 대폭 줄여놓은 자본적 지출(CAPEX)를 정상화 시키는 차원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부터 2012년(회계년도 기준)까지 홈플러스는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자본적 지출을 진행했지만 2013년에는 4420억원, 2014년에는 2528억원으로 대폭 줄였다. 지난해 업계 1위 이마트의 자본적 지출 규모는 1조원에 육박했다.

    일각에서는 테스코가 외면했던 자본적 지출을 새로운 주인이 정상화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신규 매장 출점보다는 내실 강화에 더 비중을 둘 예정임을 고려하면 2년간 1조원 투자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란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