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회복한 정유·화학업계, 하반기엔 다소 '주춤'
입력 15.09.16 17:30|수정 15.09.16 17:30
OPEC 생산 증가·중국경기 둔화로 유가 하락세
에틸렌 등 주요 석화제품 가격도 떨어져
달러강세·美 금리인상 가능성도 불확실성 키워
  • 상반기 동안 수익성을 대폭 회복한 정유·화학업계의 상승세가 하반기에는 한 풀 꺾일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16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열린 크레딧(Credit) 세미나에서 “공급과잉 부담과 석유수요 둔화로 유가가 소폭 하락세”라며 “정유산업의 사업안정성이 약화됐고 화학산업도 주요제품의 가격하락 및 수요약세로 하반기 실적은 상반기보다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올해 들어 조금씩 상승하던 국제 유가는 지난 7월부터 가파른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미국 석유 재고량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OPEC의 생산은 최대치를 경신했다. 주요 업체들의 신규 정제설비 가동으로 공급량은 더욱 확대됐다.

    반면 수요는 쉽게 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달러화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신흥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올해 수익성은 상반기 큰 폭의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한기평은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올해 합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이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순차입금 또한 지난해보다 5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 다만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부담이다. 최주욱 한기평 연구원은 “각 정유사가 신용등급 수준에 상응하는 재무적 완충력과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중점적으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에 대한 전망도 비슷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나프타 가격과 주요 기초유분 제품들의 가격이 떨어졌다. 특히 상반기 화학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던 에틸렌 마진이 줄어들고 있다.

    정유산업과 같은 이유로 수요는 증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공급은 원유 경질화, CDU 및 CSU 증설에 따른 나프타 공급증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화학기업들의 실적도 정유사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기평은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등 주요 화학기업 12개사의 올해 EBITDA(상각전이익) 마진율이 11.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난해 2.8배였던 순차입금 대비 영업현금흐름(OCF)도 1.8배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 송종휴 한기평 연구원은 “대외 경제여건 등 외부요인의 변동성 심화로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이라며 “수요 측면의 회복세가 더딘 것이 업황 회복을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