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적자 지속에도"…구조조정 힘든 포스코 해외법인
입력 15.10.30 07:00|수정 15.10.30 09:15
印尼·中장가항 법인, 거점 중요성에 '정리' 힘들어…청산 대상 제외
  • 포스코가 3분기에도 해외법인 적자에 발목이 잡혔다. 중국, 인도네시아 등 일부 해외법인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대규모 손실을 계속 안고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의 연결기준 종속기업은 국내법인 46곳, 해외법인 181곳이다. 포스코 별도 매출액이 연결기준에 기여하는 정도는 50% 수준이다. 영업이익을 놓고 보면 별도(6379억원)와 연결기준(6519억원)의 차이가 거의 없다. 대우인터내셔널 등 일부 계열사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국·내외 법인들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에 거의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이는 해외법인의 지속적인 영업손실 영향이 크다. 3분기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PT.KP),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ZPSS) 등 2곳의 법인에서만 각각 700억원, 377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PT.KP는 2013년 12월 상업생산을 시작된 이후 2013년·2014년 각각 419억원·2508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말부터 ‘혁신포스코(IP) 2.0'를 선포하며, 국내 계열사 50%, 해외사업 30%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저수익 사업·부실 계열사 정리를 통해 사업 구조조정을 꾀하겠다는 내용이다. PT.KP와 중국 ZPSS 법인은 구조조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포스코는 "두 사업장은 해외 생산 핵심거점이며, '철강 본원 경쟁력 제고'라는 방향성과 합치하는 공장이다"며 "특히 PT.KP는 초기 가동적자를 해소하는 데 시간이 필요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로 “적자 폭이 큰 것은 아쉽지만 이러한 결정을 이해할만 하다”는 반응이다. 두 법인이 가지고 있는 전략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매각·청산보다는 두 법인을 보유하는 편이 향후 이득에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 시장은 전세계적 철강 과잉공급 상황에서 그나마 성장성이 열려있다”며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PT.KP는 철강생산 상공정에 해당하는 고로사다. 포스코는 현지 하공정 업체와의 협력·국내 본사와의 원재료 공동구매 등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중국 ZPSS법인은 스테인리스강(STS)을 생산하는 하공정 업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중국 STS 공급시장이 포화됨에 따라 향후 실적 개선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지만 중국시장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지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사업장 구조조정 계획의 실질적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적자 사업장의 영업손실이 지속된다면 다른 법인들의 매각·청산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빠른 시일 내 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들의 경영 정상화가 이뤄져 적자 폭을 줄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