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고로 완공 연기에 속타는 동국제강·포스코
입력 15.11.11 07:00|수정 15.11.11 09:09
2014년말→2015년말→2016년 2분기 화입 지연반복
이자비용·환손실 등 매분기 수백억대 손실 이어져
  •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투자한 브라질 고로 제철소의 완공이 또다시 연기됐다. 공사기간이 늘어난 만큼 운영비용·은행 이자비용·환차손 등 예상치 못한 손실을 다시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브라질 '현지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Companhia Siderurgica do Pecem) 고로 화입을 내년 2분기 이후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고로 건설현장에서 노동환경·행정절차 등 당초 계획과 다른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완공이 지연되고 설명했다. 10월말 기준 종합 공정률은 95.7%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정부가 건설을 약속한 철광석 하역시스템(하역기·파이프 컨베이어)과 슬래브 운송도로·교량 건설 등 인프라 건설이 계획대비 10% 이상 뒤쳐져 있다"며 "최소 3개월 이상의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안에는 화입식을 진행하겠다는 게 당초 회사가 밝힌 계획이었다.

    고로 완공이 지연된 기간만큼 추가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SP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비용만 발생하는 구조다. 여기에 환관련 손실과 이자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 올해 상반기까지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CSP에서 지분법손실로만 각각 429억원, 33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상반기 수준의 손실만 이어진다고 가정하더라도 내년 상반기까지 두 회사는 각각 860억원·660억원의 추가적 손실이 예상된다.

    시공사인 포스코건설도 CSP 완공지연으로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설정한 대손충당금(매출채권·미수금 등)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4258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수치가 560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1450억원 늘어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고로가 처음 가동되면 정상화까지 최소 2년 이상은 적자가 불가피하다”며 “가동이 시작되기도 전에 완공지연으로 수백억·수천억원의 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인도네시아에 건설한 고로사(社) 크라카타우포스코(PT.KP)는 2013년말 가동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300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에만 70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문화 정서적으로 한국-브라질간 차이가 존재하는 점 ▲제품·물류 현지·대륙간 이동문제 ▲현지 노동자들의 파업가능성 등 브라질 현지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는 점도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각에선 주(州) 정부가 약속한 점이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는 상황을 예사롭게 봐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사지연은 민간차원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의 약속이행이 이뤄지지 않은 일이라 더욱 우려스럽다”며 “고로 가동 이후에도 현지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