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뺏긴 SK네트웍스, 新성장전략 찾기 골머리
입력 15.11.18 07:00|수정 15.11.18 18:02
3대 신성장동력 중 가장 큰 존재감…만회할 사업 필요해져
“소비재 중심으로 추가 성장동력 모색”…M&A 나설 가능성도 거론
  • SK네트웍스가 신성장동력 중 가장 공들여온 면세점사업을 접게 됐다. 당장 회사의 성장전략을 새로 짜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업계에선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SK네트웍스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요 인수후보로 등장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3년간 워커힐호텔에서 면세점사업을 운영해왔다. 최근에는 기존 주력사업들의 성장이 둔화됨에 따라 아예 면세점을 신성장사업을 삼아 공들여 육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워커힐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46%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할 정도로 큰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면세점 시장 평균성장률의 두 배 수준이다.

    이달 면세점 특허권 만료를 앞두고서는 1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들여 확장공사를 실시했다. 물류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도 100억원을 투입했다. 회사는 면세점사업으로만 2020년까지 연매출 1조4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잡기도 했다. 시장에선 면세사업자 선정을 주관을 맡은 관세청이 허락해준 공사였으니  SK네트웍스의 선정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했던 분위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한터라 SK의 충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결과였고 쏟아온 노력이 물거품 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사업자 변경은 이미 집행한 투자와 인프라 측면에서 심각한 비효율을 초래한다”며 “기존 사업장과 연계된 직·간접 고용 인력의 향방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그나마 확장공사를 통해 확보한 공간은 컨퍼런스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해 일부 투자비용은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그레이드 된 공항 물류시스템도 신세계나 두산 등에 매각할 수도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렇게 해도 나중에 벌어들일 이익규모는 그동안 면세점이 벌어들인 것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면세점과 연계된 호텔(워커힐)이나 카지노사업 또한 일정부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그간 SK네트웍스는 기존 사업의 성장둔화를 타개하기 위해 렌터카·면세점·패션을 3대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해 육성해왔다. 이 중 면세점은 회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10%도 안 되지만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여왔다. SK그룹 차원에서도 기대를 품고 공을 들였던 사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부문에서도 물을 먹으면서 SK네트웍스는 KT렌탈 인수 실패 이후 두번째로 신사업 확장과정에서 타격을 입은 모양새다.

    자연히 그렇다면 앞으로 SK네트웍스가 이들을 만회할 새 성장동력이 무엇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렌터카사업이 꾸준히 성장하고 패션사업도 M&A 등으로 외형을 키우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기존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나 면세점이 있을 때만큼의 이익률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 내부에서도 테스크포스(TF)를 꾸려 대응방안을 골몰하고 있다. 일단은 렌터카와 패션을 육성하면서 또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소비재 쪽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일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신성장동력 확보 과정에서 SK네트웍스가 또 다시 M&A시장에서 주요 인수후보로 거론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SK네트웍스의 올 3분기 기준 회사의 보유현금은 약 1조4000억원이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 복귀 후 본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선 시점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중 면세점의 존재감이 컸던만큼 과거 KT렌탈 인수에 나선 것처럼 M&A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