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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국가산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 선언하며 조선·자동차 등 제조업 육성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수혜를 누리기 위한 국내기업들의 움직임 또한 분주해졌다.
대표적 수혜대상은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이 될 전망이다. 국내기업들이 중국·일본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설계능력 향상에 매진해야 하는 점은 지속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포스트 오일 시대' 그림 짜는 사우디, 현대重·포스코그룹에 손 내밀어
올 초 알 팔리(Al Falih) 당시 아람코 사장(現 아람코 회장·사우디 보건부 장관)과 알 나이미(Al Naimi) 사우디 석유장관을 비롯한 아람코 이사진이 잇따라 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아람코와 현대중공업 간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현대중공업은 이 기회를 포착, 8개월의 준비 끝에 이달 중순 합작조선소 건립을 포함한 엔진·정유·전기전자 등의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아람코와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오일뱅크를 보유하며 플랜트 사업을 벌이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아람코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라며 "현대중공업은 사우디 조선소 건설에 관한 자문역할을 시작으로 중동 진출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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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이하 포스코)도 사우디의 움직임에 호응하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해 포스코에 손을 내밀어 국민차 프로젝트를 포함한 협력관계의 토대를 다져 놓았다. 그 일환으로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 38%(1조2400억원)을 PIF에 매각하는 거래를 지난달 매듭지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이하 대우인터)는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에 대한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10억달러(약1조800억원) 규모의 이 사업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120km 떨어진 곳에 2018년까지 연산 15만대 규모의 자동차 조립공장을 짓는 내용이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는 이를 위해 국영 자동차회사인 SNAM (Saudi National Automobiles Manufacturing)를 설립했다. 대우인터는 이 SNAM의 지분 15%(600억원)를 인수해 3대 주주로 참여할 계획이다. 대우인터가 자동차 설계·부품조달·조립 등 완성차 생산을 위한 전 공정을 총괄하고, 포스코건설이 공장 건설을 맡을 예정이다.
◇ 현대重·대우인터 사업모델 또 나오려면…설계능력 여전한 숙제
현대중공업·대우인터의 사례는 건설·플랜트 사업에 편중됐던 국내기업들의 사우디 진출에 변화가 일고 있음을 보여준다. 빈재익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기업들의 중동진출 사업모델이 상품수출에서 지분투자를 통한 생산시설 건설 참여로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가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업체에 대한 지분투자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MOU 체결로 지분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사업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중동에 매각했다가 되사온 전례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국·일본과 차별화되는 설계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해묵은 숙제도 남아있다. 빈재익 연구위원은 이어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설계능력이 테그닙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의 수준에 못 미치는 데다 중동 현지업체들의 역량도 높아져 사우디가 국내 건설업체의 사업부 일부 또는 전체를 인수하기엔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합작사업을 진행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조선소의 경우, 과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브라질과 러시아의 조선소 건설에 투자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국 현지에서 조선소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국내 조선소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지 않곤 한다"라며 "실질적인 수익창출을 위해 넘어야하는 벽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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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1월 29일 09:00 게재]
현대重, 아람코와 합작조선소 건설 예정
대우인터내셔널 '사우디 국민차 프로젝트' 막판 조율 중
국내기업-사우디 이해 맞아떨어진 결과
설계·엔지니어링 기술 끌어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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