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시너지 필요한 KB, 자본규제 풀어야 할 미래·한국證
입력 15.12.15 07:00|수정 15.12.15 14:09
[대우증권 본입찰②]
WM 시너지 노린 KB, 인력 전환 필요
한국證, 레버리지 규제 넘어야
미래證 여전법 개정안 '변수'
  •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산적해있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KB금융지주는 자산관리(WM) 시너지가 청사진대로 만들어질지가 변수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자본 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KB금융, WM인력 전환 속도가 시너지 좌우

  • KB금융지주는 증권 부문이 작고 중복영역이 적어 가장 무난하게 대우증권을 인수·통합할 수 있는 후보로 꼽힌다.

    대형 증권사를 인수함으로써 불거질 수 있는 자본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KB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자회사 지분규모 대비 지주 자기자본 비중)은 9월말 기준 105%다. 대우증권을 2조원에 품에 안더라도 117.5%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치인 130%를 밑돈다.

    남은 건 단순히 증권 부문을 확장한다는 의미 외에 대우증권과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갈 수 있느냐다.

    KB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자산관리 부문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인력을 은행과의 복합점포로 전진 배치해 은행을 이용하는 개인 고객에게 종합서비스를 제공하는 발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청사진이 현실화하려면 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Brokerage) 인력을 전문 자산관리 인력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KB금융지주 역시 얼마나 빨리 인력 전환이 이루어지느냐가 시너지의 크기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과 은행 고객 중심의 시너지 전략이 대우증권 내부의 반발을 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 대우證 인수하면 한국지주 증자 필요할수도

  • 한국투자증권은 대우증권 인수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게 된다. 지난 2005년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했을 땐 인위적 구조조정을 배제하고 '1+1 방식'을 택했다. 추후 권고사직을 통해 20명을 정리한 정도다.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후 대우증권과의 합병을 가정했을때 자사주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도 고민해야 한다. 두 증권사가 합병하면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한 대우증권 지분은 통합 증권사의 자사주로 전환된다. 자사주는 자기자본에서 차감되기 때문에 자본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레버리지비율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하며 자본 효율성을 제고하고, 인력 구조를 서서히 통합해 나가는 방법이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본확충 필요성도 언급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9월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14%다. 추후 한국투자증권과의 합병을 통해 대우증권을 자회사로 끌어올린다면, 금감원 권고치 충족을 위한 자본증액 필요성이 거론될 수 있다. 다만 실제 필요한 증액규모는 회계처리 방식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 미래에셋, 여전법 개정안이 지배구조 리스크

  • 미래에셋증권 역시 구조조정과 자사주 문제의 해답을 내야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브로커리지에 강한 증권사를 오랫동안 탐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조조정폭이 의외로 작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미래에셋캐피탈이 두 증권사를 계열사로 거느리는 형태가 된다. 이는 현행 법규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여신전문금융사의 계열회사 출자총액을 자기자본의 100%로 규제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지배구조 유지가 어려워진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기자본 대비 계열회사 출자총액 비중은 이미 150% 수준이다.

    매각자인 KDB산업은행은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대우증권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가격은 물론, 명확한 시너지 계획과 리스크 대비책 역시 새 주인을 가릴 평가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취재=투자금융팀 이재영·이서윤·위상호·한지웅 인베스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