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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자본시장(Capital Market)은 올해보다 더 큰 불확실성 아래 놓일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저유가 고착화 등이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오일머니(Oil Money)를 선두로 한 세계 금융시장의 투자자금은 이전과 다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시장에서는 기업 구조조정이란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다.‘ 버티면 연명한다’는 공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게 입증됐다. 한계 기업은 증가했고, 결국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이 부실을 고백한 올해 중반 이후 기업들의 직접 자금 조달 창구는 더 좁아졌다. 내년 4월‘총선’은 기업 구조조정의 최대 변수로 꼽히고 있다.
불확실성과 위기는 기회를 수반한다.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들은 이미 든든한 실탄을 확보하고 구조조정 시장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변동성에 목 말랐던 투자은행(IB) 업계도 시장의 위기를 내심 바라는 모습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M&A 시장에서 층위를 형성하며 은밀한 사업구조 재편 거래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도 선택과 집중을 내세우며 버릴 사업부는 버리고, 가져올 사업부는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저유가, 조선·건설 타격 불가피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배럴당 30달러대)을유지할 경우, 해양플랜트 설비를 발주한 해외 기업들의 발주 취소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업계 관계자는 궦국내 조선 빅(Big) 3사의 해양플랜트 연간 생산능력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300억달러지만 지금의 유가 수준에서는 겨우 40억~50억달러 수준의 수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수천억원의 손실을 낸 조선사들은 또 다시 실적 악화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해외 건설의 3분의 2가량을 중동에 기대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저유가 탓에 올해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377억달러(해외건설협회 등)에 그쳤다. 지난해 절반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다.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 채권 규모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2조3815억원이었던 GS건설의 미청구공사 채권은 올해 3분기 말 현재 3조173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4분기에 최대 7000억원가량이 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해운사에 대한 우려는 내년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 현대상선은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실행했지만 영업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차입금 상환 여력에 대한 금융시장의 의심이 커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에 편입된점, 영업흑자를 기록한 점 등을 앞세워 금융회사와 차입금 상환 및 차환을 위한 교섭 여지를 마련했지만 직접 자금조달은 어려울 전망이다.
◇4월 총선‘표심’걱정, 구조조정에 영향
정부와 한국산업은행이 한국지엠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곧바로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산은 담당자를 국회로 불렀다고 한다. 이처럼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새해 기업 구조조정 방향 결정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벌써부터 산은·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내부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직간접적인 영향력 행사로 구조조정이 과연 잘 이뤄질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따져보면 STX조선해양에 대한 채권단의 대규모 자금지원,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자금지원 명분은‘지역 경제 미칠 파장 고려’였다는 지적도 많다. 경제 논리라면 달랐을 것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정부로부터 기업 구조조정의 주임무를 받은 유암코(UAMCO)가 10곳의 기업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구조조정을 전담해 온 산은과 유암코 사이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예상된다. 현대시멘트를 유암코가 인수할 것이란 얘기가 돌자 산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정상화시켜놨는데,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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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 투자 회수 난항과 기회
올해 바이아웃 펀드(Buyout Fund)들이 투자 기업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한 사례가 잇따랐다. 코웨이는 MBK파트너스가 국내에서 투자한 기업 가운데 가장 실적이 좋았다. 그러나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아 경영권 매각은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다른 PEF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PEF들이 투자회수 방법으로 기업공개(IPO)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경우도 늘고 있다. PEF가 투자한 기업을 사 줄 전략적투자자(SI)의 부재가 주된 원인이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같은 티어(Tier)1 기업들은 그들만의 M&A 시장을 형성해 핵심 역량 위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이지만 글로벌 기업에 오르지 못한 Tier2 기업들은 돈이 될만한 자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축소하는 재무구조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Tier2 기업들은 PEF들의 드라이파우더(Dry Powder) 소진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진행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의‘공작기계 사업부’매각이 전형적인 예다.
이같은 시장 상황 때문에 PEF 시장에서는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가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세컨더리펀드는 PEF가 투자한 회사들의 지분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PEF 업계 관계자는“세컨더리 펀드를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준비해왔느냐 문제만 남은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 회수에 대한 고민도 있지만 PEF들은 내년을 기회의 해로 보고 있다. 앞서 언급한 두산인프라코어처럼 구조조정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알짜 기업이나 사업부가 급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서다. PEF들은 투자 기업의 가치제고가 투자의 본질이긴 하지만 이보다는 낮은 가격에 기업을 인수하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데 더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동시에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칼라일그룹,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글로벌 또는 리즈널 PEF들은 최근 몇 년간 국내 로컬 PEF와의 경쟁에서 진 터라 그 어느 때보다 투자에 목마른 상황이다.
◇대기업 M&A 점증, 무대 넓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지난 8월 이후 SK그룹은 CJ헬로비전, OCI머티리얼즈 인수를 단행했다. SK그룹의 행보는 올해로 끝날 것 같지 않다. 내년에는 해외에서 대규모 M&A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분야를 비롯해 통신, 화학 분야 등 다양한 기업을 인수 후보로 올려놓고 있다.
2020년 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 목표를 제시한 CJ그룹도 현재 CJ대한통운, CJCGV 등 글로벌 사업 기반을 가진 계열사를 중심으로 해외 기업 인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월 CJ대한통운을 통해 중국 룽칭물류를 인수했고 APL로지스틱스 인수에 도전하기도 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올해 초만해도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공백을 이유로 M&A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하반기부터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지배구조 변화와 관련한 거래도 잇따를 전망이다. 호텔롯데 IPO 준비가 한창인 롯데그룹도 있지만 더 주목할 곳은 한화그룹이다. 삼성으로부터 화학과 방산을 인수하며 기업의 방향을 확실히 했고, 고전했던 태양광사업도 자리를 잡으면서 사업적인 당면 과제는 상당부분 해소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승계다. 한 재계 관계자는“모든 기업들이 위기를 외치겠지만 구조조정의 자발성 여부에 따라 기업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며“중국의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도 치밀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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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16일 11:52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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