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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의 저가항공(LCC) 전략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LCC업계가 아시아나항공의 두 번째 저가항공사인 에어서울 설립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서울 설립 추진은 에어부산 상장의 발목도 잡고 있다. 에어부산 상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에어서울 설립자금으로 쓰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LCC 확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도 불투명하다는 시각이다.
◇ 사활 건 에어서울 설립…LCC업계 '출혈경쟁' 염려
올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10.6% 감소하는 동안 국내 LCC업계 선두주자인 제주항공의 매출은 18.3% 상승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대형항공사(FSC)가 개발한 고수익 노선에만 집중적으로 취항, FSC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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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은 이에 맞서 올 3월 에어서울 설립 TF를 출범시켰다.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나항공의 중단거리 비수익 노선을 이관받을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출항을 목표로 올 10월 국토해양부에 사업면허를 신청했다.
사업면허 인가여부는 지난달 말 결정이 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LCC업계의 반대와 자금조달·안전 및 정비대책 등의 자료 부족을 이유로 인가여부를 한 달째 미루고 있다.
LCC업계는 국토해양부에 "에어서울 출범 시 시장 분할과 조종사·정비사 등 항공종사자 부족 등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국내 저가항공사의 추가 출현이 자칫 더 심각한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게 국내 LCC업계의 논리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저가항공 시장은 이미 무한 가격경쟁이 시작된 지 오래다.
아시아나항공은 "중국·중동 등 외항사들의 공세를 견딜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저가항공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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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 상장에서 부정적…출범해도 수익성 개선될진 '불투명'
에어서울 설립 추진은 에어부산 기업공개(IPO)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부산시를 비롯한 에어부산 주주들은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에어서울 설립에 투입, 에어부산의 투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수익성 개선여부도 불투명하다. 아시아나항공은 승무원 임금 등을 낮추고 일부 서비스를 유료화해 가격경쟁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LCC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저수익 노선의 가격이 상당히 낮아진 터라 가격경쟁력을 추가로 강화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에어서울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선 신규노선 발굴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형항공사가 검증한 노선에서 벗어나 탑승객 수는 적지만 꾸준한 수요가 있는 틈새 노선 개척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간 국내 LCC들이 나눠먹기 식으로 수익성이 좋은 노선들만 운항해왔다"며 "자체적인 생존방식을 고안하지 않는다면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모(母)그룹 하의 LCC를 제외하고는 생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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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20일 09:00 게재]
에어서울 설립 놓고 '갑론을박'…에어부산 상장에도 부정적 영향
출범 후에도 수익성 개선여부는 불투명
출범 후에도 수익성 개선여부는 불투명